NC 다이노스전 6회 상대 선발 라일리 톰슨의 공을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투런 홈런으로 장식하는 SSG 랜더스 거포 최정.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개인 통산 500호 홈런 고지에 오르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뉴스1]

프로야구 SSG 랜더스 간판타자 최정(38)이 KBO리그 역대 최초로 500홈런 금자탑을 세웠다.

최정은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개인 통산 500번째 홈런을 때려냈다. 팀이 0-2로 뒤진 6회 2사 1루에서 세 번째 타석에 나선 그는 풀카운트에서 상대 선발 라일리 톰슨의 6구째 시속 135㎞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110ｍ짜리 동점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5호이자 통산 500호 아치. 출범 44년째를 맞은 KBO리그에 500홈런 시대를 연 축포였다.

최정의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SSG 팬들은 기립박수와 환호로 ‘리빙 레전드’의 대기록을 축하했다. 최정과 함께 SSG의 숱한 역사를 써내려 온 ‘마운드의 전설’ 김광현이 꽃다발을 건네며 감격의 포옹을 나눴고, 이숭용 SSG 감독도 화환을 걸어줬다.

역사적인 500호 홈런볼을 주운 행운의 팬은 인천시민이자 SSG 열혈 팬인 조상현(31) 씨였다. SSG 구단은 이미 ‘홈런공을 구단에 기증하는 팬에게 최정의 친필 사인 배트를 포함해 17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흔쾌히 공을 건넨 조 씨는 “프로야구 최초 기록인 만큼 구단이 소장하는 게 맞다. 앞으로 600홈런, 700홈런도 기대한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개인 통산 500홈런을 때려낸 뒤 신기록 기념 조형물 앞에서 포즈를 취한 최정. [뉴시스]

최정은 지난 2005년 SK 와이번스(현 SSG)의 1차 지명을 받아 프로에 데뷔했다. 2년 차인 2006년에 홈런 12개를 때려내며 ‘소년 장사’라는 별명을 얻었고, 이후 1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오른손 거포로 성장했다.

2011년 100호 홈런 고지를 밟았고, 2016년에 200호 홈런, 2018년에 300호 홈런으로 홈런 생산 페이스에 가속도를 붙였다. 다시 3년 뒤인 2021년에는 400홈런을 달성했다.

지난해 4월24일엔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68번째 홈런을 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보유 중이던 종전 최다 기록(467개)마저 넘어섰다. 그에 앞서 350홈런(33세 4개월), 400홈런(34세 7개월), 450홈런(36세 5개월)을 모두 최연소 기록으로 장식했는데, 이번엔 사상 최초로 500홈런 고지에 올라 또 하나의 금자탑을 세웠다. 경기 후 최정은 “500홈런이 빨리 나와 후련하다. 인천 홈 팬들 앞에서 대기록을 세워 더욱 기쁘다”면서 “몸 관리를 잘해 600홈런에도 도전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정근영 디자이너

최정의 대기록으로 기세를 올린 SSG는 8회 말 안타 5개와 볼넷 2개으로 4득점하며 6-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NC의 8연승 도전을 저지하며 최근 3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삼성 라이온즈는 포항 KT 위즈전에서 5-3으로 승리해 8연패 늪에서 빠져나왔다. KT는 6연패다. 광주에서는 KIA 타이거즈가 롯데에 4-1로 승리했다. 잠실에선 LG 트윈스가 키움 히어로즈를 9-6으로 꺾고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LG는 두산에 3-4로 패해 12연승 행진을 중단한 한화 이글스와 공동 선두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