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바람의 손자' MLB 전반기 학점은 B-, 관건은 바깥쪽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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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한국인 외야수 이정후는 시즌 초반 뜨겁던 타격감을 되찾는 게 급선무다. AFP=연합뉴스
올 시즌 전반기 부침을 겪은 메이저리그(MLB) 한국인 삼총사는 올스타 휴식기를 보내며 후반기 심기일전을 준비한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7)는 오는 19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인터리그 원정경기를 통해 후반기의 문을 연다. 김혜성(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과 김하성(30·탬파베이 레이스)은 각각 밀워키 브루어스,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홈에서 후반기를 시작한다.
지난해 부상으로 데뷔 시즌을 일찍 접은 이정후는 올해가 빅리그 첫 풀타임 시즌이다. 전반기 성적은 타율 0.249(345타수 86안타), 6홈런·6도루, OPS(장타율+출루율) 0.716 등 기대에 다소 못 미쳤다. 시즌 초 고감도 방망이를 자랑했지만, 상대의 집중 견제가 시작되면서 타율이 급락했다. 지난달 월간 타율 0.143까지 떨어진 뒤 이달 들어 0.324로 반등했다.

이정후를 응원하는 샌프란시스코 팬들. AP=연합뉴스
'유틸리티 플레이어' 김혜성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 속에 전반기를 마쳤다. 상대가 오른손 투수일 때만 선발로 나서는 불리함 속에서도 타율 0.339(112타수 38안타), 2홈런·11도루를 기록했다. 이적한 새 팀에서 부상 재활을 마치고 전반기 막판 복귀한 김하성은 6경기에서 타율 0.222(22타수 5안타) 1홈런·3타점으로 시동을 걸었다.
세 선수 모두 전반기보다 후반기와 그 이후 전망이 밝다는 게 전문가 견해다. MLB 전문인 송재우 해설위원은 이정후에 대해 "선수 자신은 전반기 학점을 C쯤으로 매길 것 같은데, 객관적 시각은 B-정도"라며 "야구 인생의 첫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할지 배워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상 타격감을 되찾는다면 0.270~0.280 수준의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도루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샌프란시스코에선 톱클래스"라고 덧붙였다.
하반기 숙제는 전반기와 마찬가지로 바깥쪽 볼 대처다. 송 위원은 "시즌 초 타격감이 좋을 때 이정후는 바깥쪽으로 흐르는 공을 당겨 쳐도 타구가 빨랫줄처럼 뻗어 나갔다. 하지만 슬럼프를 겪을 땐 밀어치는 것조차 애를 먹었다"며 "상대 투수들은 후반기에도 비슷한 코스로 대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스타 군단' 다저스 유니폼을 선택한 김혜성은 올 시즌 주전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검증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AP=연합뉴스
김혜성에게는 A-학점을 줬다. 송 위원은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해 실망이 컸을 텐데 부담감을 잘 떨쳤다"며 "부상 선수 대신 빅 리그에 합류한 뒤 아직 로스터에 이름을 올려놓은 것 만으로도 1차 관문을 훌륭하게 통과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다저스는 빅 리그에서 완벽하게 검증된 선수만 주전으로 기용한다"며 "김혜성에게 올 시즌은 '검증의 시간'이다. 이는 'MLB 올스타팀' 다저스를 선택한 김혜성의 숙명"이라 지적했다.
부상에서 갓 복귀한 김하성은 C학점을 줬다. "(경기 수가 적어) 보여준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송 위원은 "MLB에서 김하성은 '공격보다 수비가 앞서지만 의외의 장타력을 겸비한 유격수' 이미지"라며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을 소화한다는 점에서 올 시즌 안정적인 출전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만큼 동기부여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송 위원은 "한국인 삼총사 모두 소속팀에서 안정적이라 말할 위치는 아니지만, 긍정적 시선 속에서 도전한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MLB는 전반기보다 후반기 성적을 더 중시한다는 점에서 세 선수 활약을 기대한다"고 총평했다.

부상을 털고 빅 리그에 복귀한 김하성은 검증 받은 수비 실력에 타격까지 뒷받침하면 올 시즌 종료 후 FA 시장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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