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여자친구 흉기살해 20대 무기징역→28년형 감형…유족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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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20대가 항소심에서 28년형으로 감형받았다.
수원고법 형사3부(김종기 고법판사)는 17일 김모(27)씨의 살인 등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8년 및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선고했다.
1심은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장은 “피고인에게 그 죄책에 상응하는 중형 선고가 필요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으나 범죄의 형벌을 정할 때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유리한 정상을 충분히 심사해 적정하게 양형을 판단해야 한다”며 “모든 조건을 충분히 검토해 피고인을 영구히 사회로부터 격리할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될 경우 무기징역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가 다른 사람과 장시간 통화한 것에 감정이 상해 불상의 이유로 다툰 순간 격분해 흉기로 피해자를 찔렀다”며 “피고인이 흉기를 외부에서 가져오거나 별로도 준비한 것이 아니고 범죄를 사전에 계획했다기보다 술에 취해 우발적, 충동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충동성 및 우발성은 반사회성이 낮고 교화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요소로 일정 부분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피고인은 만 26세로 인격이 성숙하거나 변화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비교적 이른 나이에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 장기간의 유기징역 선고를 통해 피고인이 성찰할 여지는 없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장은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무고한 피해자의 생명을 빼앗은 점에서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합당하지만, 무기징역은 지나치게 무거운 형벌로 장기간 유기징역을 선고해 그에 상응하는 재범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선고 재판을 지켜보던 유족은 판결 직후 눈물을 쏟았다.
유족 측은 “젊은 나이에 중대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무기징역이 무거운 벌이라고 하는 것이 납득이 안 된다”며 “피해자는 죽어서 기본권도 없는데 종신형이 부당하다는 말이 이해가 안 간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씨는 지난해 8월 3일 0시 15분께 경기 하남시 주거지에서 여자친구 A씨의 가슴 부위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여자친구가 자해했다며 119에 신고했으나, 부검 결과 “흉기가 심장을 관통할 정도로 강한 힘이 가해졌다”며 타살 의심 소견이 나오자 경찰은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김씨를 체포했다.
1심은 “살해 과정이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잔혹하다”며 “이런데도 피고인은 범행 후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다른 여성을 만나기도 해 죄질이 나쁘고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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