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판 아마존’ 쿠팡, 한국판 AWS도 만든다

본문

아마존 성장공식 벤치마크

쿠팡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이커머스 기업에서 글로벌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성장한 아마존의 길을 그대로 답습했다. 물류·유통 현장에서 쌓은 데이터 처리 능력을 바탕으로 IT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풀이된다. 하지만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쿠팡의 도전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쿠팡은 최근 미국, 인도 등지에서 AI·클라우드·빅데이터 분야 전문가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서도 AI 클라우드 관련 엔지니어를 모집 중이다. 채용 공고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기반 클라우드 컴퓨팅 경험 보유자를 우대한다”고 명시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AI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를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IC)’로 리브랜딩하고 새로운 로고를 공개했다.

그동안 내부 서비스와 외부 연구기관, 스타트업 등에 제공해온 AI 인프라를 확장해 독립 사업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키우기 위한 목적이다.

유통·물류부터 콘텐트, 클라우드까지 아우르는 사업 확장 방식은 아마존과 꼭 닮았다. 그간 아마존의 풀필먼트(통합 물류) 서비스 등을 차용하며 성장했던 쿠팡은 AWS처럼 클라우드 사업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을 전망이다. AWS는 아마존의 전체 영업이익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다.

쿠팡이 내세우는 강점은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쿠팡 측은 “대용량 전력 확보와 물리 보안 체계 등을 완비해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다”며 “최종 수요자와의 물리적 거리가 짧아 서비스 지연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당분간 국내 연구기관·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할 계획인데, 이를 위해 지난달 정부가 공모한 ‘GPU 확보·구축·운용지원 사업’에 지원했다. 네이버, 카카오, NHH 등 국내 주요 클라우드 업체들이 신청한 1조5000억원 규모 사업이다. 선정되면 1만개 규모 GPU를 확보해 AI 연구개발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문형남 숙명여대 글로벌융합학부 교수는 “기존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CSP)들과 달리 쿠팡은 커머스 기반의 AI 데이터 역량이라는 무기를 지녔다”며 “향후 민간에 빠르게 침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은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손잡고 스타트업 대상 클라우드 할인, 공동 AI 솔루션 개발 등에 나서고 있는데, 이는 AWS가 설립 초기 AI 스타트업을 공략했던 전략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쿠팡이 유통과 물류에서 단기간에 성과를 냈지만 클라우드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존 사업자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글로벌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 점유율은 AWS(33%), MS(24%), 구글 클라우드(11%) 순이다. 국내에서는 AWS의 점유율이 6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의 클라우드 사업이 아마존처럼 성공하려면 추가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며 “선발 주자들보다 우위에 이르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수익을 거두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3,445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