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간) 가자시티 자이툰 지역에 있는 성가족성당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파손된 모습.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의 유일한 가톨릭교회인 성가족성당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알자지라방송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부 가자시티 자이툰 구역에 있는 성가족성당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2명이 숨지고 다수가 다쳤다. 이 성당은 지난 4월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 거의 매일 밤 통화하며 신도와 피란민을 위로하던 곳이다. 공격 당시 성당에는 기독교 신자뿐 아니라 무슬림을 포함한 많은 피란민이 머물고 있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공격은 이스라엘군 탱크 포격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성당 구내 가톨릭 자선단체인 카리타스예루살렘의 텐트에 머물던 84세 여성과 60세 관리인이 숨졌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자주 연락했던 이 성당의 가브리엘 로마넬리 신부도 부상을 입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당 공격 사실을 인지하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오늘 피해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간인과 민간 시설, 종교 시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도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성가족성당 피해와 민간인 사상자 발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이례적으로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스라엘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으면서도 “군사 공격으로 발생한 인명 피해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교회 공격의 책임이 이스라엘에 있다고 지적했다.

가자지구에서는 이날 성가족성당 사망자 2명을 포함해 최소 25명이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숨졌다고 방송은 전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최근 24시간 동안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94명이 사망하고 252명이 부상했다. 전쟁이 시작된 2023년 10월 이후 누적 사망자는 5만8573명, 부상자는 13만9607명으로 집계됐다.

보건부는 민간인과 전투원을 구분하지 않지만 전체 사상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로 파악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국경에서 찍은 이 사진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포위된 팔레스타인 영토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