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극한호우’ 때린 경남 1389명 대피…“밤부터 시간당 최대 80㎜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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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경남 곳곳에 ‘극한호우’가 쏟아지면서 주민 1389명이 피신했다. 폭우로 산에서 쏟아진 토사에 하반신이 깔리거나, 물에 잠긴 도로 한복판에서 자동차에 고립되기도 했다. 18일 잠시 비는 멎었지만, 오후 늦게 다시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어서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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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경남 창녕군 도천면 송진2구 마을에서 경찰이 주민을 대피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극한호우’ 때린 7개 지역…줄줄이 대피

경남도는 18일 오전 6시까지 경남 진주시·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하동군·산청군·합천군 등 8개 지역에서 1389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창녕(359명)과 산청(357명), 진주(278명) 지역이 가장 많았고, 이어 합천(175명), 밀양(171명), 의령(27명), 하동(20명), 함안(2명) 순이었다. 이 중 합천 37명, 밀양 12명 등 49명은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밀양을 제외한 7개 지역은 전날 기상청이 ‘호우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할 정도로 극한호우가 내린 지역이다. 기상청은 1시간 강수량 50㎜ 이상이면서 3시간 강수량이 90㎜ 이상 또는 1시간 강수량 72㎜ 이상 호우가 관측되면 ‘호우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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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7일 경남 산청군 신안면의 한 저지대 도로 집중호우로 침수돼 소방대원들이 트럭 위로 대피한 시민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 경남소방본부

실제로 산청(단성면)에서는 한때 시간당 94.5㎜의 장대비가 쏟아졌다. 산청 지리산 부근에서도 시간당 33~55㎜의 매우 강한 비가 퍼부었다. 산청은 지난 3월 말 대형산불이 휩쓸면서 산림이 훼손되고 지반이 약해진 탓에, 이번 폭우로 산사태가 우려된 지역이다. 합천(삼가면)에서도 시간당 72㎜의 많은 비가 쏟아졌고, 창녕(도천면)에서는 지난 17일 하루에만 363㎜의 폭우가 내렸다.

물에 잠긴 주택·도로서 고립…흙더미 깔리기도

이처럼 서부·중부 경남에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경남·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까지 인명구조, 배수작업 등 소방 활동 건수만 264건에 달했다. 전날 오후 4시3분쯤 산청군 신등면 연산마을에선 60대 여성이 폭우로 쏟아진 토사(土沙)에 하반신이 파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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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산청군 신등면 간공리 연산마을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주택에 거주하는 60대 여성이 토사에 깔려 소방대원들이 구조하고 있다. 사진 경남소방본부

같은 날 오후 8시29분쯤 창녕군 남지읍에서는 하천이 범람하면서 주택이 침수, 그 안에 고립된 3명을 소방 구조대가 구조하기도 했다. 오후 4시33분쯤 밀양시 무안면의 한 저지대에 위치한 요양원에서는 나이 많은 입소자와 직원 등 56명이 소방 구조보트를 타고 탈출하기도 했다. 당시 요양원 주변은 성인 허벅지 높이까지 물이 찬 상황이었다. 다행히 경남 전역에서 발생한 호우 피해에도 경상 1명 이외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남도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어진 호우로 비닐하우스·주택·차량 침수 피해 34건이 발생했고, 도로 등 공공시설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부산에서도 전날 ‘주택 천장에 물이 샌다’, ‘도로 포트홀 발생’, ‘도로에 나무 쓰러짐’ 등 3건의 호우 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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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집중호우가 쏟아진 경남 밀양시 무안면 한 노인요양원에서 밀양소방서 구조대원들이 환자와 직원들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 경남소방본부

잠시 멈춘 비…“밤부터 시간당 80㎜ 폭우 예상”

18일 오전 경남을 포함한 부·울·경 지역의 비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다. 하지만 부산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오늘(18일) 오전부터 오후까지는 최대 30㎜ 정도의 비가 오리라 예상되고, 오늘 밤부터 시간당 최대 50~80㎜의 많은 비가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18~19일 100~200㎜, 많은 곳에선 3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경남 18개 시·군 전역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경남도는 도로와 주차장, 강변 산책로, 세월교 등 257곳을 통제하며 호우 피해에 대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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