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애 국민의힘 간사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박주민 위원장에게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뉴스1

18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시작부터 여야 간 고성을 주고받은 끝에 40여분만에 정회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정 후보자의 자료 제출 상황을 두고 시작부터 공방을 벌였다. 청문회 개회 30분 넘게 양당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으며 정 후보자의 선서, 모두발언이 지연됐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정 후보자가 “방역 영웅으로 칭송받는 분의 코로나 수혜주 거래 의혹이 불거졌고, 도저히 용납하기 힘들어 (지명)안될 것으로로 기대했다. 질병관리청보다 수십배 많은 복지부의 예산과 정책, 정보를 아는 입장에 있는데 코로나 수혜주 거래 의혹은 털고 가야 한다 생각했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주식 거래내역을 제출하라 요청하고 증인 신청을 했는데 ‘자료 제출을 하겠다’ 해놓고 오늘 아침에, 청문 시간 직전에야 제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의사진행 발언권을 얻은 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윤석열 내란 정권이 만든 의료대란으로 국민들이 고통 받고 있고 이상기후로 인한 물폭탄으로 시름이 깊어 하루빨리 복지부 수장 임명해야하는 상황”이라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아무런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한다”라며 받아쳤다. 김미애 의원은 “질병청장의 코로나 수혜주 의혹이 제기돼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방대한 자료를 청문회날 아침에 보내는게 말이 되느냐”며 소리쳤다. 박주민 복지위원장이 개입했으나 여야 의원들의 고함이 이어졌다.

이수진 의원은 재차 “어느 후보보다 성실하게 자료 제출했다. 가족 볼모로 여론 호도에만 몰두하고 국정 발목 잡겠단 행동하고 있다”라며 “국민의 삶 챙겨야 할 중요한 시기인데, 국민이 왜 해산하라고 하는지 새겨들으라”고 받아쳤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자는 메르스, 코로나 시기에 주식 단타 거래 의혹이 있는데 전혀 자료가 오지 않고 거부했다. 그나마 오늘 아침, 시작 직전에 키움증권 하나만 우리에게 던져줬다. 방대한 양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분석할 시간 주지 않았다 생각한다”라고 각을 세웠다. 그는 “배우자의 메르스 시기 2015년부터 25년까지 전 증권사 거래내역 제출하길 바란다”라며 “아침에 던져준 자료도 방대해 자료 분석할 시간을 요청드린다”라고 밝혔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마이크를 조정하고 있다.연합뉴스

30여분 공방을 이어간 위원회는 정 후보자의 선서와 모두발언 이후 1시간 정회하기로 결정했다.

정 후보자는 모두 발언에서 “국민과 의료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국민 중심 의료 개혁을 추진해 보건 의료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를 도입해 적정 인력 규모에 대한 과학적인 추계를 시행하겠다”면서다.

정 후보자는 “경제성장 둔화와 양극화 심화,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 필수ㆍ공공의료 위기 그리고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혁명은 보건복지 정책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장기화한 의정 갈등,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돌봄 수요 증가, 세계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 등 복지부가 해결해야 할 현안도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동수당의 점진적 확대, 국민ㆍ기초연금 제도 내실화, 기초생활보장 제도 강화, 상병수당 확대, 청년ㆍ중장년 등 대상별 맞춤형 고독 대응체계 구축, 의료ㆍ요양ㆍ돌봄 통합지원 서비스 전국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요양병원 간병비 건강보험 단계적 적용, 장애인 맞춤형 서비스 확대, 국가 중심 입양체계 정착, 자살 예방 정책 강화, 어르신 공공일자리 확대, 난임ㆍ임산부 지원 강화, 보건의료 연구개발(R&D) 확대 등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는 “저는 지난 30여년간 의사, 보건의료 행정가, 그리고 연구자로 근무하며 보건의료 현장과 정책 일선에 있었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각 분야 전문가와 긴밀히 소통하고 현장 의견을 수렴하며 합리적인 보건복지 정책 대안을 찾아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