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무안낙지축제에 낙지가 없다? 9월까지 푹푹 찌더니 이런 일

본문

bte62ffbfdf39be9b9dde4ad0a99af5540.jpg

무안군과 신안군 등 전남 지역에서는 전국 낙지 생산량의 60%를 잡아올린다. 중앙포토

고수온과 온난화 등의 여파로 낙지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낙지축제를 앞둔 전남 무안군에 비상이 걸렸다.

31일 무안군에 따르면 다음달 1~2일 무안읍 뻘낙지거리와 중앙로 일원에서 ‘무안갯벌낙지축제’가 열린다. ‘무안낙지의 맛있는 변신’을 테마로 한 축제에서는 군민가요제와 공연, 낙지잡기, 낙지 경매 등이 진행된다.

무안 세발낙지는 서해안고속도로와 호남고속철도 개통 등의 여파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낙지 성수기인 가을철이 되면 수도권의 미식가들까지 무안을 찾아 ‘뻘낙지’를 즐기곤 했으나 어획량이 매년 급감하고 있다. 무안을 비롯한 전남에선 전국 낙지 생산량의 60%(3400t)를 잡아올리고 있다.

btbe6aa81ecb1b040f326e62d78f972e96.jpg

전남 무안낙지. 중앙포토

무안의 낙지 생산량은 2007년 29만 접(한 접 20마리)에 달했으나 2017년부터 10만 접대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낙지 어획량이 8만 접까지 줄더니 올해도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10여 년 전 한 접에 6만~8만원 수준이던 낙지 산지가격도 최근엔 20만원을 넘어설 만큼 치솟았다.

무안낙지는 9월 중순부터 잡히기 시작해 10월 하순~11월 초에 최대 어획량을 잡아올린다. 하지만 어획량 감소의 여파로 무안군 내 낙지잡이 어민들의 총 소득도 2020년 128억원에서 지난해 96억원대로 감소했다.

매년 낙지 어획량이 감소하는 것은 온난화로 인한 해수온도 상승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무안은 지난 6월 18일부터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어서더니 9월 11일까지 무더위가 이어졌다.

무안 지역 어민들은 “여름 폭염의 여파로 축제가 열리는 11월 초에도 낙지가 많이 잡힐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반응이다. 올 여름 고수온으로 인해 지난 6~7월 낙지 치어가 대규모로 폐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민 정모(67·무안군)씨는 “해가 갈수록 낙지가 줄어들더니 올해는 큰 낙지는 아예 잡히지 않을 만큼 어획량이 줄었다”며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조업에 나서기는 하지만 기름값과 미끼값도 건지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btf33513038cb08deda77812e7a2b82773.jpg

전남 무안산 낙지. 중앙포토

무안군은 낙지 자원을 회복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상기후 탓에 어획량 증가에는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낙지축제를 보름가량 앞둔 상황에서 무안군 현경면 홀통해역에서 3~5㎝ 크기의 어린 낙지 1만 마리를 방류하기도 했다.

무안군은 축제 기간 낙지 잡기·경매 행사 외에도 새우·전어·장어 등 제철 수산물 판매 부스를 운영할 방침이다. 또 낙지 판매점과 음식점 등의 가격 상승에 따른 바가지 논란을 막기 위해 상인들을 대상으로 가격 사전공지 및 적정가격 유지 등을 유도하고 있다.

무안군 관계자는 “낙지 자원을 회복하기 위해 낙지 산란기인 6월 21일부터 7월 20일까지 포획을 전면 금지하고, 금어기에는 낙지를 연안에 방류하고 있다”며 “축제가 다가올수록 날씨와 물때가 좋아지고 있는 만큼 축제를 치를 정도의 물량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2,664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