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5.5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가 5일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를 향해 보수 진영 단일화를 위한 조속한 결단을 촉구했다.

김 후보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와의 단일화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압박에 나선 것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는 지난 5·3 전당대회 이후 처음 열리는 자리였지만, 김 후보는 참석하지 않았다.

사실상 당과 첫 공식 상견례가 예정돼 있었으나 불참한 것이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총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대법원장 탄핵 추진 움직임을 거론하며,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런 세력이 집권하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될지 상상하기도 끔찍하다"며, "이번 대선은 우리 국민과 나라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선거다. 모두가 대의를 위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권 위원장은 "앞으로 4~5일 안에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고, 이를 기반으로 단일화 동력을 키워야만 승산이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우리 쪽으로 단일화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만약 단일화에 실패해 대선에서 패배한다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우리 모두가 떠안게 된다"며 "보수 공멸, 대한민국의 미래 파탄을 막기 위해 지금이야말로 결단할 때"라고 말했다.

김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도 이어졌다. 권 위원장은 "김 후보나 그 측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당원과 국민이 왜 그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는지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선 초기부터 자신을 ‘단일화를 흔들림 없이 주장한 후보’라고 소개했듯이, 이제 그 다짐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어 "지금은 당과 나라, 국민의 삶을 위해 모든 걸 내려놓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오는 12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며 "빅텐트에 동의하는 후보들부터 우선 단일화를 이루고, 점차 외연을 확장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선거에서 아름다운 패배란 없다”며, “승리를 위한 단일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김 후보가 단일화 대상으로 한 후보 외에도 개혁신당의 이준석 후보, 새미래민주당의 이낙연 상임고문까지 거론한 것에 대한 경계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늦어도 오는 11일까지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완료한 뒤, 이후 다른 보수 세력과의 연대를 본격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마친 후 참석자와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오른쪽)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