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군뉴스] 송전탑 불안한 주민들 설치 동의하기까지 … ‘이 공간’ 있었다
본문
동해안~신가평 초고압직류송전방식 79개 마을 합의
홍천·태백·평창 등 운영 어울림 쉼터 거점 ‘안심 소통’
전자파 객관적 정보 제공, 주민 요구 수렴 통해 진전

13일 홍천중앙시장 인근 홍천 어울림 쉼터. 50평 남짓한 공간에서 주민들이 음료수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3년째 이곳을 종종 들른다는 심경옥(62·홍천읍 연봉리)씨는 “편하게 쉬면서 전자파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직접 전자기기 전자파를 측정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헤어 드라이기는 가까이 대면 전자파 세기는 6.48uT(마이크로테슬라)였지만 30㎝만 떨어뜨려도 0.11uT로 낮아졌다. 송전선로가 100m 높이의 송전탑 위로 지나기 때문에 지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0.59uT)하다는 것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 공간이었다.
동해안~신가평 초고압직류송전방식(HVDC)송전선로 경과지 79개 마을 합의가 6년여 만에 완료 되면서, 극심한 반대를 극복하고 합의에 이른 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천을 비롯해 평창, 태백에 있는 ‘어울림 쉼터’는 그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홍천군은 경과 마을이 15곳 있고, 서석면 어론2리가 79개 마을 중 가장 마지막에 합의할 정도로 반대가 심했다. 사업 초기 주민들은 “송전탑이 암을 유발한다”며 마을을 찾아 온 한전 직원들과의 만남조차 거부했다.
한전으로부터 중재 업무를 위탁 받아 주민 상담, 어울림 쉼터 운영을 맡은 한국갈등관리연구소 연구원들도 문전받대 당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김미라 한국갈등관리연구소 대표는 “반대가 심한 주민들 수록 일주일에도 여러 번 만났고, 주민들의 필요를 들으며 신뢰부터 쌓았다”며 “어느 한 쪽의 편에 서지 않고, 양측의 입장을 전달하는 중재자 역할에 충실했다”고 말했다. 경과지 주민들을 어울림 쉼터로 초대하고, 청춘 사진을 찍는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송전선로 전자파가 한국의 전자파 인체보호기준(83.3μT)보다 훨씬 낮아 안전해도, 주민들이 안심하기 까지는 4년~5년에 걸친 부단한 소통이 필요했다.
한전 HVDC건설본부 관계자는 “공사 착공 이후에도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어울림 쉼터를 계속 운영하면서 주민들과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