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OPEC+, 하루 41.1만 배럴 또 증산...韓정유·석화 "수익성 악화 우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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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스다코타주 윌리스턴 외곽 맥켄지 카운티에 위치한 석유 시추 펌프 시설. 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8개국이 6월에도 원유 생산량을 하루 41만1000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불확실한 통상 환경 속 저유가가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보여 국내 석화·정유업계에선 수익성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현지시간) OPEC+ 8개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6월부터 하루 41만1000배럴의 원유 생산량을 추가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건전하고 재고 수준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OPEC은 2022년부터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회원국 전체가 참여하는 감산 조치를 해왔으며, OPEC+ 8개국은 2023년 11월부터 하루 220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2단계 조치)을 별도로 시행해왔다. 이후 지난해 12월에는 2025년 4월부터 일일 증산량을 매월 약 13만8000배럴씩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하루 41만1000배럴로 증산 폭을 크게 늘렸고, 6월에도 같은 규모의 증산을 이어가기로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증산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중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으로 유가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 3년간 수요 둔화와 미국의 산유량 증가 속에서도 유가가 크게 하락하지 않았던 건 OPEC+의 감산 덕분”이라며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는 와중 OPEC+ 증산 규모가 예상보다 크면 유가 추가 하락은 불가피”고 전망했다.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이번 증산 결정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유가 하락은 원가 절감 요인이지만, 수요 위축이 동반되면 오히려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저유가로 정유 업계의 원료 조달비 등은 줄 수 있지만, 현재 글로벌 수요 둔화와 제품가 하락이 겹친 상황에서는 정제마진이 줄어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며 “석유화학 업계도 트럼프 이슈 등 무역 둔화로 수요가 줄면서 스프레드(원재료 대비 제품 가격 차이) 축소로 수익성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은 국내 소비자에겐 체감 물가 안정 효과를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월 5주차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35.47원으로 3주 연속 하락했다. 유가 하락분이 실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약 2~3주 시차가 있지만, 현재 흐름이 이어질 경우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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