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도시락에 딱 붙이니 매출 8배…게임사들 '캐릭터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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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1층에 마련된 ‘2025 야채스타 육상 선수권 대회’ 팝업스토어에 많은 사람이 들어찼다. 입장을 위해 대기표를 뽑아보니 순번이 200번을 넘어갔다. 스토어 입구엔 양파를 본 딴 캐릭터 ‘양파쿵야’가 서 있었고, 안에는 샐러리쿵야 등 여러 캐릭터를 소재로 한 체험존이 펼쳐졌다. 팝업 스토어를 채운 캐릭터들은 게임사 넷마블의 자회사 엠엔비가 소유한 지식재산권(IP) ‘쿵야 레스토랑즈’ 캐릭터다. 넷마블이 2003년 온라인 게임 야채부락리에 나왔던 캐릭터들을 현재 시점으로 만들어 2022년 선보였는데 인스타그램 팔로워 16만 명을 모으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넷마블 콘텐츠 마케팅 자회사 엠엔비(MNB)가 ‘쿵야 레스토랑즈’의 다섯번째 팝업스토어 '5 야육대: 야채스타 육상 선수권 대회'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 오픈했다. 팝업스토어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진행된다. 사진 넷마블
게임 속에만 머물던 국내 게임사 캐릭터들이 최근 오프라인으로 활발히 나오고 있다. 게임 출시 당시 이미 만든 캐릭터 자원을 다시 활용하고, 새 사업에 대한 위험부담은 줄일 수 있는 IP 비즈니스 전략으로 게임 캐릭터 활용이 주목받고 있어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4 캐릭터산업백서’에서 “이미 팬덤을 형성한 작품 IP를 활용하기 때문에 사업 위험도가 낮다”며 “검증을 마친 IP를 2차 창작물에 적용하면 초반 흥행을 담보할 수 있고, 큰 비용을 투입하지 않아도 IP를 발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넥슨은 인기게임 메이플스토리의 보스 몬스터로 등장하는 ‘핑크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달 15일까지 서울, 부산, 광주, 대전 등 전국 각지 대학 캠퍼스와 번화가에서 ‘핑크빈의 전국 캠퍼스 투어’를 열고 있다. 핑크빈 커피트럭을 운영하고, 미니게임을 진행한다.

넥슨은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 팝업스토어를 전국 각지의 대학교와 번화가에서 연다. ‘핑크빈의 전국 캠퍼스 투어’라는 타이틀 아래 펼쳐지는 이번 대규모 행사는 지난달 17일 시작해 이달 15일까지 약 한 달에 걸쳐 이어진다. 사진은 지난달 17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에서 열린 팝업스토어 모습. 사진 넥슨
다른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한다. 스마일게이트가 자사 게임 로스트아크에 등장하는 ‘모코코 씨앗’을 캐릭터화한 모코코가 대표적이다. 2021년 카카오톡 이모티콘 출시 이후 매년 인기순위 1위에 올랐으며 현재까지 19회의 브랜드 협업을 진행했다. 네네치킨의 경우 협업 제품 출시 당일 전체 가맹점 판매량이 150% 증가했다. 이마트24는 모코코 도시락을 내놓은 이후 도시락 매출이 8.3배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 5층 에픽서울에서 지난해 8월 열린 로스트아크 팝업 스토어. 사진 스마일게이트
2023년 기준 125억 6000만 달러(약 17조 6000억원) 규모 캐릭터 시장을 가지고 있는 일본에선 피카츄(포켓몬스터), 마리오(슈퍼마리오브라더스), 피크민(피크민) 등 국내 소비자에게도 익숙한 게임 캐릭터들이 이 산업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 한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게임 캐릭터들이 게임을 넘어 영화, 애니메이션, 테마파크, 캐릭터 굿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며 “국내 게임 캐릭터 역시 글로벌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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