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믿기지 않는 날”…유해란, LPGA 3년 연속 우승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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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란이 5일 끝난 LPGA 투어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AP=연합뉴스

“직전 메이저대회를 마친 뒤 한국의 코치님에게 매일 전화했다.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라는 조언을 믿고 경기해 우승을 이뤄냈다.”

똑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았다. 다시 찾아온 기회, 이번에는 확실하게 우승으로 연결했다. 유해란(24)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설 대회인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에서 1∼4라운드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2023년 LPGA 투어 진출 이후 매년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이제는 한국 여자골프의 엄연한 기둥으로 자리매김했다.

유해란은 5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아이빈스의 블랙 데저트 골프장(파72·6629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묶어 8타를 줄였다. 합계 26언더파 262타로 공동 2위 에스터 헨젤라이트(26·독일)와 인뤄닝(23·중국)을 5타 차이로 꺾었다.

이 대회 초대 챔피언이 된 유해란은 지난해 9월 FM 챔피언십 이후 8개월 만의 우승이자 통산 3승째를 달성했다. 우승상금은 45만 달러(약 6억3000만원)다. 올 시즌 LPGA 투어 한국 선수 우승은 2월 김아림(30)의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우승과 3월 김효주(30)의 포드 챔피언십 제패와 함께 3승으로 늘어났다.

중·고교 시절 국가대표를 거친 유해란은 202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신인왕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꾸준히 활약해 5승을 달성했고, 2023년 LPGA 투어로 건너가 월마트 NW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다시 신인왕을 수상했다. 또, 지난해와 올해에도 1승씩 추가하며 최근 들어 한국 선수로는 가장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2타차 단독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유해란은 전반에만 3타를 줄이면서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갔다. 후반 들어선 11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뒤 13번 홀(파5)에서 결정적인 이글을 낚아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과감한 투 온 전략으로 핀 옆을 지켰고, 2m짜리 퍼트를 집어넣었다. 이어 파3 15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추격자들과의 간격을 4타로 벌렸고, 18번 홀(파5) 버디로 우승을 자축했다.

유해란은 이번 대회에서 91%의 놀라운 페어웨이 안착률을 보였다. 그린 적중률도 87.5%로 뛰어났다. 또, 2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사흘 연속 이글을 잡는 진기록도 썼다.

이번 우승은 앞선 메이저대회에서의 아픔을 씻었다는 소득도 있다. 유해란은 직전 열린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3라운드까지 공동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마지막 날 4타를 잃으면서 공동 6위로 밀려났다. 심적인 충격이 컸지만, 바로 다음 대회에서 앞선 실수를 만회하면서 큰 부담을 덜었다.

유해란은 “셰브론 챔피언십을 마치고 샷 감각이 떨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한국의 코치님에게 매일 전화했다”면서 “코치님은 ‘샷에는 문제가 없으니 너 자신을 믿으라’고 조언하셨다. 이 말씀을 믿고 평소처럼 경기해 우승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전까지 내 개인 최고 성적은 23언더파였는데 오늘 이 기록을 깼다. 믿기지 않는 날이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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