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하루에 40% 급등락…‘대선테마주 빚투’에 경고종목 역대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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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3일 치러질 조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 테마주가 요동치면서 관련 종목 투자에 경고등이 켜졌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지정된 투자경고종목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총 56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11건)보다 5.1배 늘어난 수치로 월별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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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투자주의’ 전년 대비 2.9배 증가

투자경고종목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테마주로 분류되는 형지엘리트·형지글로벌·형지I&C·상지건설·오리엔트정공 등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테마주인 평화홀딩스,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 후보 테마주인 아이스크림에듀, 한동훈 전 국민의힘 경선 후보 테마주인 태양금속 등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다.

투자경고종목 지정은 주가가 일정기간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경우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있는 매매양태를 보이는 종목에 10일간 지정된다. 투자위험을 사전에 고지하기 위한 3단계 시장경보 제도(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중 2단계에 해당한다.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되면 매수시 위탁증거금을 100% 납부해야 하고, 신용융자를 통한 매수가 불가능해지는 등 투자시 여러 조건이 따라붙는다. 투자경고종목보다 한 단계 낮은 등급인 투자주의종목 지정도 지난달 333건으로 전년 동월(113건)대비 2.9배 늘었다.

하루 40% 이상 변동…“머니게임” 지적

정치테마주의 특징은 주가 변동폭이 극단적으로 크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의 하루 평균 주가변동률은 1.2%였지만, 형지엘리트와 평화홀딩스의 경우 각각 12.5%와 15.1%로 코스피 대비 10.4배~12.6배가 컸다. 두 종목은 지난 2일 하루에만 각각 41.1%와 47.5%의 주가변동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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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정치테마주에 대한 ‘빚투(빚내서 투자)’ 비중 역시 눈에 띄게 커졌다. 형지엘리트의 신용거래융자 잔고(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는 지난 2일 기준 11억7000만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8배 늘었다. 안철수 전 국민의힘 경선 후보 테마주인 써니전자의 경우 같은 기간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2억7000만원에서 44억2000만원으로 1.9배 늘었고, 한동훈 전 후보 테마주인 대상홀딩스 신용잔고도 183억1000만원에서 268억5000만원으로 약 1.5배 증가했다.

특히 정치테마주는 해당 기업의 재무구조가 취약한 경우가 많아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 거래소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18일까지 투자경고종목 이상으로 조치한 종목 중 정치테마주로 분류된 60종목을 분석한 결과,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평균 매출액 3317억원(영업이익 36억원)이었다. 이는 코스피 상장사 평균 매출액인 2조2290억원(영업이익 1506억원)의 14.9%에 불과하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의 정치테마주 중 실제 정책수혜주는 극히 제한적이고, 대부분 후보와의 관련성도 학연·지연 등 막연한 것들”이라며 “관련 후보가 당선된다 해도 테마주는 결국 대선 직전부터 하락하는 양상을 보인다. 결국 기업의 내재적 가치와 주가 변동간에 관련성이 없어 ‘누가 먼저 털고 나갈 것이냐’에 관한 머니게임식 투자가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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