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건진 “통일교 청탁 들었지만 말 안 되는 소리”…檢, 대질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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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 전성배(64)씨가 2022년 1월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가 마련된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수행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64)씨가 검찰에 “통일교 측의 청탁 내용은 들었지만,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통일교 측 사업 청탁과 금품 등을 전달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전씨와 통일교 측 수사로 진위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 박건욱)는 지난 3일 전씨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전씨는 이날 조사에서 통일교 세계본부장 출신 윤모(48)씨로부터 청탁 대가로 김건희 여사 선물용 다이아몬드 목걸이나 명품 가방 등을 받기 했지만 윤 전 대통령 부부에 전달했는지는 부인했다. “목걸이 등을 잃어버렸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검찰은 윤씨가 전씨에게 2022년 4~6월께 샤넬 명품 가방을, 2022년 6~8월께 천수삼 농축차와 6000만원 상당의 영국 그라프(graff)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김 여사 선물용으로 전달해줄 것을 부탁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윤씨는 전씨에게 금품을 건네면서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ODA(공적개발원조) 사업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교육부장관 통일교 행사 참석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을 통일교 주요 사업을 청탁했다는 혐의로 피의자로 입건됐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저 아크로비스타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이런 정황을 영장에 담았다.

이와 관련 전씨는 “최근 언론 보도를 보고 생각났다”며 “(윤씨에게) 들었으나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는 윤씨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총 1000만원을 받았다는 점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기도비 내지 고문료였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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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캄보디아 본부 건립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이날 특별보고 이후 윤 전 본부장이 한 총재에게 꽃다발을 건네는 모습. 독자 제공

반면에 윤씨는 검찰 조사에서 전씨에게 청탁 명목으로 건넨 금품 등과 관련해 “(한학자) 총재의 뜻에 따랐고, 모두 결재를 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양측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인 만큼 검찰은 진술 신빙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금품 전달 시기 통일교 측 간부였던 윤씨의 아내 이모씨도 피의자로 입건하고, 부부를 출국금지한 뒤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검찰은 전씨와 윤씨 대질 조사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앞서 전씨는 2018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지방선거 후보 공천을 대가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수사를 받았는데, 그는 당시 “돈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다른 피의자와의 대질 조사가 진행되자 “정확한 금액은 모르지만, 돈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고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검찰은 전씨 휴대전화에서 윤씨가 ‘김건희 여사가 물건 잘 받았다더라, 건강이 좋아지셨다고 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정황도 확인했다. 전씨는 이와 관련해 “윤씨가 김 여사와 직접 연락할 사이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거짓 문자”라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검찰은 전씨가 거짓으로 진술할 가능성도 고려해서 관련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30일 윤 전 대통령 사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김 여사 휴대전화 및 메모장 등에 대한 증거 분석(포렌식)을 진행하고 있다. 100여개에 달하는 압수수색 대상에서 전씨가 받았다는 목걸이 등 금품은 압수수색 당시 발견되지 않았다. 김 여사 측은 “전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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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피스 서밋(PEACE SUMMIT) 2023 개회식에서 당시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모씨가 자료 사진으로 2022년 11월 아프리카 대사단 초청 만찬에서 연설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자리에 앉은 김건희 여사 사진을 띄워놓고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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