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이스라엘 베들레헴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전 차량인 '포프모빌'(교황 차량)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어린이들을 위한 소형 이동 진료소로 새롭게 활용된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5일(현지시간), 포프모빌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언에 따라 가자지구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진료 차량으로 개조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교황이 즉위 이듬해인 2014년 기독교 성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했을 당시 탑승했던 차량이다. 이 차량은 방문을 기념해 가자지구 인근 베들레헴에 남겨졌고 이후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현재 차량은 가톨릭 자선단체인 국제 카리타스의 예루살렘 지부가 관리하고 있으며 스웨덴 지부의 지원을 받아 개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스웨덴 카리타스 페터 브루네 사무총장은 "이 차량을 통해 현재 의료 시스템이 사실상 붕괴된 가자지구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차량 내부에는 감염 여부를 신속히 확인할 수 있는 검사 키트, 봉합 키트, 주사기와 바늘, 산소 공급 장치, 백신, 의약품 보관용 냉장고 등 진단, 검사, 치료를 위한 다양한 의료 장비가 갖춰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안사 통신은 향후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이 재개되면 이 차량이 고립된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종 직전까지도 전쟁 중단을 호소했다. 특히 2023년 10월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는 매일 밤 성가족성당에 전화해 성직자와 피란민들의 안부를 묻고 위로를 전했다.

그는 선종 전날인 지난달 20일 부활절 메시지를 통해 "가자지구의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모든 전쟁 당사자들에게 "휴전을 선언하고 인질들을 석방하고 평화의 미래를 열망하고 있는 굶주린 사람들을 도우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