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외환위기때 뺨치는 ‘-21%’…건설 생산 27년새 최대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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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국내 건설업 생산이 20% 넘게 줄며 27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건설업 생산을 보여주는 건설기성(불변)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0.7% 감소했다. 감소 폭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3분기(-24.2%) 이후 가장 크다. 건설기성은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내리막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기였던 2020년 2분기~2022년 1분기 이후 가장 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투자도 57조원으로 전년대비 12% 감소했다. 4분기 연속 감소세다. 수주와 착공 부진 누적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하고, 12·3 비상계엄 이후 정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신규 분양이 축소된 탓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최근 한국의 1분기 성장률이 -0.2%로 역성장했다고 발표하면서 건설·설비투자와 민간소비 등 내수 부진의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건설투자가 작년 2분기부터 성장률 하방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장기 고금리 상황,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미분양 증가에 따른 주택 경기 부진 등 구조적 요인들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건설업 경기 침체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기성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경상)는 올해 1분기에 1년 전보다 7.7% 줄어들며, 작년 1분기(-10.4%) 이후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건설투자는 그간의 수주·착공 위축 영향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크게 부진할 전망”이라며 “다만 하반기 이후에는 선행지표 개선과 금융 여건 완화의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낮은 수준에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중심의 ‘건설 추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25년 예산 중 SOC 예산은 지난해보다 약 9000억원 감소했는데, 12개 예산 분야 중 유일하게 줄었다. 1일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추경) 수정안에서 8122억원이 새로 편성됐지만, 엄밀한 의미의 SOC 예산은 3234억원이다.

엄근용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추경안에 포함된 SOC 관련 사업은 지하 탐사 비용과 도로 포장 정도인데, 그것만으로 SOC 투자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25 한국 경제 전망(수정)’ 보고서에서 “SOC 분야 추경으로 경기부양 효과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건설업 경기침체를 일부라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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