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대선판 뒤흔든 ‘트럼프 귀 스치는 총알’ 사진, 퓰리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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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레이스가 한창이던 지난해 7월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야외 유세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 유세 도중 그를 겨냥한 총알이 머리 옆으로 스쳐 지나가고 있다. 이 장면을 현장에서 포착한 더그 밀스 뉴욕타임스(NYT) 사진 기자는 이를 포함해 일련의 트럼프 암살 미수 현장 사진으로 5일 퓰리처상 보도사진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진 퓰리처상 선정위원회 홈페이지

지난해 7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후보 암살 시도 현장을 순간 포착한 더그 밀스 뉴욕타임스(NYT) 사진기자가 2025년 퓰리처상 보도사진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보도 부문과 비보도 부문(출판·공연·음악) 등 총 24개 부문별 수상자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보도사진상을 받은 밀스 기자는 지난해 대선 레이스가 한창이던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장에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를 향해 발사된 총탄이 허공을 가르며 트럼프 머리 뒤로 스쳐 지나가는 장면을 카메라로 포착했다. NYT에 실린 당시 사진을 보면 트럼프 바로 뒤로 날아가는 총알의 궤적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밀스 기자는 현장에서 총성이 몇 차례 울리는 순간에도 촬영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셔터를 눌렀으며, 초당 최대 30프레임의 연속 촬영이 가능한 소니의 디지털카메라로 8000분의 1초의 속도로 해당 장면을 잡아냈다고 NYT는 전했다. 날아가는 총알을 포착하기 위해선 초고속 특수카메라가 사용되는데, 밀스 기자가 썼던 일반 카메라로 이를 잡아낼 확률은 극히 낮다고 한다.

해당 사진을 검토한 마이클 해리건 전 연방수사국(FBI) 요원은 “셔터 속도가 8000분의 1초라면 셔터가 열려 있는 동안 총알은 약 0.4피트(12.2㎝) 이동할 수 있다”며 “측면에서 총알의 궤적을 포착하는 사진은 100만 장 중 하나일 뿐인데 총알이 날아간다는 사실을 안다고 해도 일반 카메라로 포착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밀스 기자가 당시 총알 궤적 사진을 찍은 것은 100만분의 1도 안 되는 확률에서 성공한 셈이다.

이 사진과 함께 오른쪽 귀에 총격을 당한 트럼프가 붉은 피를 흘린 채 오른쪽 주먹을 들어 보이며 “싸우자(Fight)”고 외치는 사진이 당시 ‘미국 대선 판도를 뒤흔들 사진’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아랑곳하지 않는 트럼프의 강인함이 부각되면서 “대선은 사실상 끝났다”는 얘기와 함께 트럼프 승리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많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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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레이스가 한창이던 지난해 7월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야외 유세장에서 귀에 총격을 입은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가 오른손 주먹을 들어 보이며 “싸우자(Fight)”고 외치고 있다. 이 장면을 찍은 더그 밀스 뉴욕타임스(NYT) 사진 기자는 이를 포함해 일련의 트럼프 암살 미수 현장 사진으로 5일 퓰리처상 보도사진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진 퓰리처상 선정위원회 홈페이지

NYT는 더그 밀스 외에 해설보도 부문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이 지원한 민병대가 민간인을 학살해 탈레반 지지를 자초한 과정을 담은 보도, 지역보도 부문에서 볼티모어 지역 중장년층 흑인 남성에게 집중된 펜타닐 중독 사망을 다룬 보도, 국제보도 부문에서 수단 내전과 외국 개입을 추적한 보도 등 4개 부문을 수상해 올해 언론사 중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퓰리처상 가운데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평가되는 공공서비스보도 부문상은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ProPublica)에게 돌아갔다. 이 매체는 지난해 미국의 낙태금지법을 엄격히 시행하는 주(州)들에서 의료진이 임산부에 대한 응급 치료를 미루거나 거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례들을 탐사보도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7월 발생한 트럼프 암살 미수 사건을 신속하고도 심층적으로 보도해 속보보도 부문을 수상했다. 탐사보도 부문 수상은 허술한 단속과 규제가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제조를 용이하게 하고 미국 내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고발한 로이터통신에 돌아갔다. 특별상은 50년 전 전국흑인언론인협회 공동 창립자 중 하나로 민권운동 보도에 족적을 남긴 고(故) 척 스톤 전 필라델피아 데일리뉴스 기자가 선정됐다.

퓰리처상은 미국의 신문 언론과 문학·공연·음악 분야에서 한 해 가장 우수한 기여자에게 주는 상이다. 1917년 미국의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의 유언에 따라 제정됐으며, 권위와 신뢰도가 높아 ‘미국 언론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컬럼비아대학교 언론대학원 퓰리처상 선정위원회가 수상작 선정 등을 주관한다. 현재까지 한인 재외 교포나 한국계 미국인 중에선 3명의 언론인과 지난해 『주인 노예 남편 아내(Master Slave Husband Wife)』로 전기 부문에서 수상한 우일연 작가 등 4명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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