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샤오미 전기차, 인명 사고나자 '스마트 드라이빙' 명칭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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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왕푸징 쇼핑몰 둥팡신톈디의 샤오미 매장에 전시 중인 샤오미 전기차 SU7. 지난 4일 기존의 스마트 드라이빙 기능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하고 어시스트 드라이빙으로 표현을 변경했다. 신경진 기자

샤오미 자동차가 최근 자사 전기차를 탄 여대생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난 뒤 공식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APP)에서 ‘스마트 드라이빙’이란 명칭을 ‘보조 주행’으로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잇따른 인명 사고로 중국 당국이 자동차 업계의 자율주행 기능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가운데서다.

중국 경제관찰보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 4일 자체 전기차 모델인 SU7의 신차 주문 사이트의 문구를 ‘스마트 드라이빙(智駕)’에서 ‘어시스트 드라이빙(輔助駕駛·보조주행)’으로 변경했다.

구체적으로 샤오미 SU7 표준 모델에 탑재된 ‘샤오미 스마트 드라이빙 프로’는 ‘샤오미 어시스트 드라이빙 프로’로 이름을 바꿨다. 샤오미 SU7 프로에 탑재된 ‘샤오미 스마트 드라이빙 맥스’는 ‘샤오미 엔드 투 엔드 어시스트 드라이빙’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이처럼 각종 자율주행 기능에서 '스마트'라는 용어를 아예 뺀 것이다.

이는 최근 샤오미 전기차 사고와 관련이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지난 3월 29일 샤오미 SU7 승용차 한 대가 안후이성의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중대 사고를 일으켰다. 차량이 중앙 분리대의 콘크리트 가드레일과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하면서 탑승 중이던 여대생 3명이 모두 숨졌다. 샤오미 측에 따르면 해당 차량은 사고 전부터 장시간 NOA(Navigation on Autopilot·지능보조주행) 상태였다고 한다. 한마디로 운전자가 자율주행 기능에 의존한 채 한눈을 팔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 사고로 샤오미 주가는 큰 타격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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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베이징 왕푸징 쇼핑몰 둥팡신톈디의 샤오미 매장에 전시 중인 샤오미 전기차 SU7의 내부 모니터. 차량 외부에 설치된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을 음성 조작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신경진 기자

중국 당국도 비슷한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자율주행 기능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공업정보화부는 "차량 제조업체가 자체 주행 시스템의 기능적 한계와 안전 대응 조치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과장이나 허위 선전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율주행’ ‘자동주행’ ‘스마트 드라이빙’ ‘첨단 지능형 주행’ 등과 같은 용어를 마케팅에 사용하지 못 하게 했다.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번 노동절 연휴 기간에도 리샹, 웨이라이, 샤오펑 등 중국의 인기 전기차 업체들이 자율주행 관련 홍보를 자제했다고 한다. 대다수 브랜드의 마케팅 담당자는 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할 경우 운전자가 장시간 핸들에서 손을 떼면 안 된다는 점을 명확하게 지적하면서 운전자가 주의를 집중해야 하고, 시스템이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설명했다. 화웨이 산하의 자동차 브랜드 훙멍즈싱 역시 매장 팸플릿에서 ‘스마트 드라이빙’ 기능이 ‘운전자의 조작을 대체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또 매장마다 자율주행 기능과 관련해서는 고객이 질문할 때에만 설명하도록 지침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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