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영유아 가정 부모, 문화생활·옷에 돈 못 쓴다…무자녀 가구의 1/3

본문

17465147625935.jpg

이달 초 서울에서 열린 베이비페어 행사장에서 관람객들이 유아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영유아를 둔 가정의 부모가 여가·문화생활이나 옷 구매 등에 쓰는 돈은 자녀가 없는 가구의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육아정책연구소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영유아 자녀가 있는 가정의 생활비는 월평균 377만 5000원이다. 이는 무자녀 가구(20~45세 여성 기혼 기준) 생활비인 355만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연구소가 1000여 표본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실태조사 결과다.

하지만 아이에게 들어가는 양육비(150만 6000원)를 제외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영유아 가구의 생활비는 226만 9000원으로 무자녀 가구보다 훨씬 적었다. 아이를 낳으면 부부(성인)를 위해 쓰는 지출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뜻이다.

의류비 월 10만원…무자녀 가구 3분의 1

생활비 내용을 자세히 보면 항목별 격차가 큰 편이었다. 여행과 도서 구매, 관람 등을 포함하는 여가·문화생활비는 영유아 가구가 월 36만 8000원으로 무자녀 가구(49만 9000원)보다 적었다.

특히 영유아 자녀에게 들어간 비용을 빼고 순수하게 부모가 지출한 여가·문화생활비는 15만 4000원으로 집계됐다. 자녀가 없는 집과 비교하면 31% 정도다. 이는 문화생활 등에 들일 돈도, 시간도 넉넉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피복비도 비슷했다. 영유아 자녀 가구의 부모는 본인 옷 구매 등에 월 10만원만 지출했지만, 무자녀 가구는 그 3배인 30만 7000원을 썼다. 가전과 운동기구 같은 기기·집기를 사는 비용도 영유아 가구 부모(4만 8000원), 무자녀 가구(33만 7000원)의 간극이 컸다.

보고서는 "영유아 자녀 가구는 무자녀 가구보다 생활비 지출액은 훨씬 크지만, 양육비 부담으로 인해 성인에 대한 지출은 현저히 낮은 특징을 보인다"며 "이는 영유아 자녀 가구의 부모들이 자녀 양육을 위해 본인에게 지출하는 비용을 줄인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최효미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러한 소비 지출 패턴은 저출생 현상을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그동안 영유아 자녀 가구의 경제적 부담 완화는 주로 양육비 경감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부모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지원에 좀 더 관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2,501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