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교도소를 옮기는 신축 공사가 오는 12일 첫 삽을 뜬다. 40년 가까이 지역 주민이 바라던 숙원 사업이 마침내 본격화한 것이다. 지역 주민은 ‘지역 발전의 걸림돌’이라며 교도소 이전을 요구해왔다. 전국 교정시설 중 3번째로 재소자가 빽빽하게 지내는 창원교도소의 과밀 수용 문제도 해소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전·신축할 경남 창원교도소 조감도. 사진 윤한홍 의원실

최근 국민의힘 윤한홍(경남 창원시마산회원구)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창원 교도소 이전·신축 공사’는 오는 12일 본격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법무부가 최근 공사·건설 사업관리용역 계약을 마무리하면서다. 법무부는 오는 23일 주민설명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새 창원교도소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평성리 일대에 지어진다. 마산회원구 회성동에 있는 현재 창원교도소에서 약 2㎞ 떨어진 곳이다. 도심과 반대 방향인 외곽 지역이다. 법무부는 이곳 23만8278㎡ 면적 부지에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4만4614㎡ 규모로 교도소를 조성한다. 2029년 11월 완공이 목표다. 공사·감리·설계 등 비용과 보상비를 모두 합친 총 사업비는 2356억원이다.

지금 창원교도소는 1970년 당시 마산시(현 통합창원시) 오동동 한국은행 자리에 있던 마산형무소가 이전한 것이다. 교도소가 들어설 때만 해도 회성동 일대는 도심 외곽 지역이었다. 하지만 시가지가 넓어지고 도심지가 팽창하면서 주민들의 눈총을 받기 시작했다. 지역 발전의 걸림돌이 된단 이유에서다. 1980년대부터 교도소 이전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경남 창원교도소 정문. 뉴스1

교도소 이전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옛 마산시는 2004년 법무부와 합의 각서를 체결하고 2006년 도시관리계획에 이를 포함하면서 사업에 속도를 냈다. 2009년엔 마산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영 개발을 하기로 협약도 체결했다. 주거와 상업 단지, 법조 타운 등을 세워 마산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업비 부담과 수익성 보장 문제로 더는 진척이 없었다.

2014년 정부 재정사업으로 확정되면서 기대를 모았다. 이번엔 환경부가 발목을 잡았다. 2018년 이전 대상지가 자연원형보존구역과 접하고 있어 환경부와 협의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사업은 잠정 중단됐다. 2019년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가 교도소 이전 부지를 내서읍으로 옮기는 개발제한구역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이 통과, 다시 이목이 쏠렸다. 도시관리계획 재수립 과정에서 또다시 시간이 지체됐다.

지난해에도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였다. 법무부가 시공업체를 선정, 지난해 11월 본격 착공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예산 부족 문제로 감리 용역이 두 차례 유찰되면서 다시 늦어졌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22년 1월 교정시설 내 과밀 수용 문제를 지적하며 진정인들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제작한 인포그래픽. 사진 국가인권위원회

새로 지을 창원교도소는 수용자 정원이 1500명이다. 기존 1060명에서 440명 더 늘어난다. 현재 교도소 과밀 수용 문제 해소에도 도움될지 관심이 쏠린다. 창원교도소가 전국 교정시설 중 3번째로 과밀수용률이 높아서다.

지난해 국민의힘 송석준(경기 이천시)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같은 해 8월 기준 창원교도소는 재소자 수가 1529명으로 정원을 469명 초과한 상태였다. 과밀수용률은 144.2%. 이는 전국 55개 교정시설 중 수원구치소(150.8%), 서울구치소(147.4%) 다음으로 과밀수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밀 수용은 재소자 간 자리싸움 등 교정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