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메르츠 독일 총리 선출 실패…2차대전 이후 처음, 재투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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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만당 대표. AFP=연합뉴스

독일이 차기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총리 선출에 실패했다. 독일에서 연정에 참여한 정당들이 총리와 부총리는 물론이고 내각 장관 배분까지 마치고도 정작 총리 선출이 부결된 경우는 2차 대전 이후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유럽연합(EU)이 '무역전쟁'을 하는 상황에서 EU를 이끄는 독일의 정치적 불안전성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 대표는 6일 오전(현지시간) 독일 연방하원에서 실시된 선출 투표에서 전체 630표 중 310표의 찬성표를 받았다. 과반 316표 가운데 6표가 모자라면서 결국 부결됐다. 메르츠는 개표 결과가 나오자마자 측근들과 향후 일정을 논의하기 위해 황급히 의회를 떠났다.

반대 307표, 기권 3표, 무효 1표였고 9명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메르츠가 이끄는 기민당과 기독사회당 연합, 연정 파트너인 사회민주당을 합치면 총 의석 수는 328석이다. 최소 18표가 이탈했다는 얘기다. 독일의 총리 선출 투표는 비밀투표여서 어느 정당에서 얼마나 이탈표가 나왔는진 확인할 수 없다.

중도우파인 기민·기사연합은 지난 2월 선거에서 1당에 오른 후 중도좌파이자 3당인 사민당과 손잡았다. 2당에 오른 독일대안당(AfD)이 극우 성향이어서 배제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초 기민·기사연합과 사민당은 경제, 국방, 에너지 등 거의 모든 쟁점에서 정반대 정책을 취하고 있어 두 정당간 대연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벌이자, 두 정당은 연정 출범에 서둘러 합의했다.

무난하게 총리에 오늘 것으로 예상됐던 메르츠가 표 단속에 실패한 배경에 대해선 독일 언론들도 정확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기민·기사연합과 사민당 소속 의원들은 서로 상대 정당에서 이탈표가 나왔다고 설전을 벌이는 중이다. 독일 시사지 슈피겔은 "연정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의원들이 반란표를 던졌을 수 있다"고 짚었다.

연정에서 배제된 독일대안당은 이 같은 상황을 조롱했다. 티노 크루팔라 독일대안당 공동대표(하원의원)는 “참으로 기분 좋은 날”이라며 “총리 후보를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라”고 비꼬았다. 다만 기민·기사연합과 사민당은 다른 인물로 총리 후보를 바꿀 계획은 없다고 이날 발표했다.

독일 의회는 조만간 2차 투표에 들어간다. 14일 이내에 총리 선출을 위한 2차 투표를 진행하고, 만일 이때도 총리 선출에 실패하면 3차 투표를 거친 뒤 연방대통령이 최다 득표자를 총리로 직접 임명할 수 있다. 아니면 연방의회를 해산하고 새로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 후임 총리가 선출될 때까진 사민당 소속 올라프 숄츠 현 총리가 총리직을 계속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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