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만 달러값 10% 급등…아시아 통화 일제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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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통화 가치가 일제히 급등했다. 경기침체 우려로 미국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셀 USA’ 기조가 이어진 데다, 대만 달러의 급격한 강세가 통화시장을 흔들었다.
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개월 뒤 결제하는 달러당 원화 거래는 1372.9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일 서울 외환시장 야간 거래 최종 호가(1401.5원)와 비교하면 역외 거래에서 원화값이 28.6원 상승(환율은 하락)했다. 주간 종가를 기준으로 달러당 원화값은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여 동안 1400원대를 이어왔다.
미 달러당 대만 달러값은 지난 2일 4.37% 상승한 데 이어 5일 5.46% 급등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대만 달러는 2거래일 연속으로 1988년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 폭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대만 중앙은행이 개입에 나서면서 6일 들어 대만 달러값이 소폭 하락했지만, 아시아 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았다.
대만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위해 자국 통화의 강세를 허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만 달러 가치를 끌어올렸다. 대표적인 수출국인 대만의 통화가치가 오르면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여기에 미국 국채를 대거 보유한 대만 생명보험사들이 달러 약세를 대비해 환 헤지에 나서면서 대만 달러 가치를 추가로 끌어올렸다. 달러 표시 채권을 보유한 대만 보험사 입장에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손해를 보기 때문에 선물환 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대만 달러를 매수하는 계약을 맺는 게 환 헤지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히텔 외환 책임자는 “대만 통화 강세가 다른 나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이 아시아 지역과 일종의 통화 합의를 예고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5일 중국 위안화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달러당 엔화는 143엔대에 거래되는 등 아시아 통화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갑작스러운 아시아 통화 강세에 각국 금융당국과 중앙은행은 개입을 늘리고 있다. 대만 중앙은행은 시장 개입과 함께 외국인 투자자와 대형 수출업체에 달러 매도 자제를 요청했다. 홍콩 금융당국은 사상 최대 규모의 홍콩 달러를 매도했다.
원화값 변동 우려에 대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환율이 어느 방향으로 가든 장단점이 있는 것이고, 변동성 대응이 중요하다”며 “아직 환율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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