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오픈AI 결국 영리화 포기…400억 달러 투자금 반토막 위기
-
5회 연결
본문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영리법인으로 전환하려던 기존 계획을 사실상 철회했다. 영리법인 전환에 반대하는 외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서 나온 조치로, 향후 오픈AI 운영에 큰 전환점이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브렛 테일러 오픈AI 이사회 의장은 5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회사 구조를 공익법인(PBC)으로 개편해도 비영리 단체가 오픈AI의 경영권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오픈AI는 비영리 단체 이사회가 2019년 설립된 영리 목적의 자회사를 통제하는 구조다. 이날 오픈AI는 PBC 역시 비영리 단체의 감독과 통제를 계속해서 받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오픈AI는 최근까지 원활한 추가 투자 유치를 위해 영리화에 속도를 내왔다. 2015년 ‘인류의 혜택을 위해 일반인공지능(AGI)를 개발한다’는 사명 아래 비영리 단체로 출발했지만, 더 나은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확장할수록 이를 운영하기 위한 지출은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대규모 외부 투자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자 ‘비영리 가치’만을 추구하기는 어려워진 것이다.
결국 오픈AI는 2019년 3월 수익에 상한선을 둔 유한책임회사(LLC) 형태의 영리법인을 설립했다. 2019년 7월 마이크로소프트(MS)의 10억 달러(약 1조3900억원) 투자부터 지난달 소프트뱅크 컨소시엄의 400억 달러 투자까지 그간의 크고 작은 투자가 LLC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말 오픈AI는 영리에 한층 더 초점을 맞춘 PBC로 기업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오픈AI의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오픈AI가 비영리 단체로 운영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영리를 추구해 투자자 등과 한 계약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교수,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도 법원과 캘리포니아·델라웨어주 정부에 오픈AI 영리화 반대 서한을 보냈다.
비영리화 체제 유지 결정으로 오픈AI가 추진 중이던 자금 조달에는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CNBC 등에 따르면 400억 달러 규모인 최근 소프트뱅크 투자에는 오픈AI가 연말까지 영리 법인으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투자금을 최대 200억 달러로 줄일 수 있다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
MS와의 관계 재설정 여부도 관건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MS가 투자할 당시 ‘비영리 단체가 오픈AI의 AGI 도달을 선언할 경우 MS는 오픈AI 기술 사용권을 잃게 된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었다. NYT는 “이미 오픈AI는 ‘영리 법인 전환’ 여부를 MS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사용했다. MS가 더 나은 조건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AGI 도달을 선언하며 계약을 무효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경우 오픈AI가 애플, 엔비디아 등 다른 빅테크와 새 협력관계를 구축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이날 블룸버그는 “오픈AI의 구조조정 계획은 여전히 MS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올트먼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검찰총장, MS, 비영리 단체 위원들과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이 계획(비영리 단체 체제 유지)의 세부사항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