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민주 "루스벨트처럼 사법개혁"…한덕수 "지금 상황과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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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골목골목 경청투어 이틀차인 6일 오후 충남 금산군 금산로를 찾아 즉흥 연설하고 있다. 뉴스1
6일 정치권에선 느닷없이 미국의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D. 루스벨트가 소환됐다. 뉴딜 정책으로 1930년대 대공황 위기를 돌파해 지금까지 미국인들의 존경을 받는 그 루스벨트다.
김윤덕 민주당 선대위 총무본부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시작한 총괄본부장단 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이 3차 내란을 기도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기득권 세력의 갖은 핍박에도 결국 사법, 경제개혁을 이뤄낸 루스벨트 대통령에 주목하겠다.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사법부 압박 카드로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 등을 쏟아낸 뒤 정당화를 위해 루스벨트의 사례를 끄집어 낸 것이다. 이날 오후 이석연 공동선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사법부 최대 현안이 대법관 수를 늘리는 것이다. 대법관 수를 (현행 14명에서) 25명 내외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선거 예비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덕수 무소속 후보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관훈토론회에서 민주당의 사법부 압박을 비판하다가 루스벨트 얘기를 꺼냈다. 한 후보는 “하도 연방 대법원이 (뉴딜 관련 법안에 대해) 위헌 판결을 하니 루스벨트가 대법관 인원을 3배 늘리는 방법, 2배로 늘리는 방법밖에 없겠다고 한 적이 있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지금 우리가 그런 상황인가”라고 반문했다. 한 후보는 “저는 절대로 우리 대법원이 정치적인 고려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법관 어느 한 분도 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은 없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실제 루스벨트는 ‘왜’ ‘어떤 일’을 ‘어떻게’ 했을까. 김남균 전 평택대 미국학과 교수의 논문 ‘미국 사법심사제의 위기: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사법개혁’ 등에 따르면, 루스벨트는 뉴딜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발의한 전국산업부흥법, 최저임금법 등을 보수 성향 재판관이 포진한 연방 대법원이 줄줄이 위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루스벨트는 라디오 연설에서 “두 마리 말(의회와 행정부)은 단합해 끌고 있지만 세 번째 말(대법원)은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1933년 3월 12일 미국 백악관에서 첫 노변담화를 행하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그의 공식사진은 이렇게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들이다. [중앙포토]
이후 루스벨트는 호머 S. 커밍스 법무장관을 통해 비밀리에 작성한 ‘대법원 개혁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대법관을 9명에서 15명으로 늘리는 게 핵심이다. 의회와 대법원 내 반대 여론 등에 부딪혀 판사 수를 늘리진 못했다. 하지만 그사이 여론에 못이긴 대법원이 뉴딜법에 대한 입장을 합헌으로 변경했고, 대법원 내 물갈이도 자연스레 이어졌다.
역사학자 모식 템킨은 자신의 저서 『다시, 리더란 무엇인가』에 “뉴딜 정책은 사익에는 부합하지 않을지언정 공익에는 확실히 부합했다”고 썼다. 루스벨트 사법개혁 시도의 정당성을 뉴딜 정책의 공익성과 그에 대한 시민들의 압도적 지지에서 찾은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0대 대선 때도 루스벨트를 롤모델로 제시한 적 있다. 하지만 당시엔 정부 주도의 공격적 투자 등 경제 부흥 의지를 강조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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