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거장 발자취 되새기다…‘한국 연극계 대부’ 故 임영웅 추모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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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연극계의 거장 고(故) 임영웅 연출가의 1주기를 맞아 고인의 발자취를 되짚는 추모 공연이 열린다.

지난해 5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고(故) 임영웅 연출가의 연극인장 영결식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극단 산울림은 ‘고(故) 임영웅 연출가 1주기 추모 낭독 공연’을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서울 마포구 현석동 소재 소극장 산울림에서 연다. 3편의 낭독 공연과 토크 콘서트가 펼쳐진다.
첫 공연은 마르그리트 뒤라스 작인 ‘영국인 애인’이다. 1980년 연극회관 쎄실극장에서 ‘마리 떼레즈는 말이 없다’는 제목으로 초연된 후 1987년 원제목으로 공연됐다. 해외 신작을 소개하며 한국 연극계의 지평을 넓힌 고인의 도전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꼽힌다. 고인의 아들인 임수현 연출로 배우 정원조·이다해·임승범·김영욱 등이 참여하는 이 공연은 8일 오후 8시와 10일 오후 3시에 관람할 수 있다.

고(故) 임영웅 추모공연 포스터. 사진 극단 산울림
9일 오후 4시와 10일 오후 7시에는 해럴드 핀터 작 ‘덤 웨이터’를 공연한다. 1969년 ‘까페 떼아트르’에서 공연한 부조리극이다. 사실주의 연극이 주를 이루던 한국 연극계에 등장한 부조리극으로 당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번 공연은 박선희 연출로 배우 김다흰·전박찬·박동욱 등이 참여한다.
드니즈 샬렘 작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는 고인이 이끈 산울림의 여성 연극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힌다. 송정희 연출로 배우 강정윤·이주희·김영욱 등이 나서는 이번 공연은 9일 오후 8시와 11일 오후 3시에 열린다.
공연 마지막 날인 11일 오후 6시에는 토크 콘서트 ‘연극의 시간’이 진행된다. 김명화 작가 겸 연출가가 진행하고 배우 박정자·손숙·이호성 및 심재찬 연출가, 고인의 아들인 임수현 산울림 예술감독이 패널로 나선다. 이들은 관객과 함께 고인과의 추억을 공유한다.
지난해 5월 4일 세상을 떠난 고인은 1955년 연극 ‘사육신’ 연출로 데뷔 이래 70년 무대 인생 외길을 걸었다. 1985년 개관한 산울림 소극장은 완성도 높은 작품을 올리고 파격적인 연극적 실험을 이어가며 한국 소극장의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1969년 임영웅 연출이 초연한 '고도를 기다리며' 무대 모습. [중앙포토]
특히 고인은 극단 산울림을 통해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1969년부터 50년간 1500회 넘게 공연하기도 했다. 22만명이 넘는 관객이 이 작품과 만났다.
이외에도 고인은 연극 ‘비쉬에서 일어난 일’, ‘위기의 여자’,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딸에게 보내는 편지’ 등 해외 작품을 소개하는 한편 ‘부정병동’, ‘하늘만큼 먼 나라’, ‘가위‧바위‧보!’, ‘숲속의 방’, ‘자살에 관하여’ 등 국내 창작극을 발굴했다.
고인은 연극뿐 아니라 1966년 한국 최초 창작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를 비롯해 ‘꽃님이! 꽃님이!’, ‘지붕위의 바이올린’, ‘키스 미 케이트’, ‘갬블러’ 와 같은 뮤지컬 작품도 연출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은 고인은 2016년 문화예술 공로자에게 주는 최고 훈장인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한국백상예술대상과 동아연극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서울시 문화상, 파라다이스상 문화대상 등도 수상했다.
산울림 관계자는 “올해로 창단 56주년을 맞은 극단 산울림과, 개관 40주년을 맞은 소극장 산울림에는 연출가 임영웅의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며 “이번 1주기 추모 낭독 공연은 그의 인생과 연극을 되새기고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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