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작년 아마로, 올해 프로로…17세 이효송 2연패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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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이던 지난해 살롱파스컵에서 JLPGA 투어 최연소 우승한 이효송. 프로 선수로 거듭나 2연패에 도전한다. [사진 KLPGA]

1년 전 이맘때, 일본에서 깜짝 놀랄만한 뉴스가 날아들었다. 한국인 유망주 골퍼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대회를 최연소 우승으로 장식했다는 소식이었다. 심지어 메이저대회인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 제패라 반향이 더 컸다. 일본 언론은 “한국에서 온 아마추어 고등학생이 JLPGA 투어 역사상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고 대서특필했다.

당시 15세 176일의 나이로 역사를 쓴 이효송(17)과 지난 5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살롱파스컵 우승 1주년 당일이었다. 올해 대회 개막(8일)을 앞두고 일찌감치 일본 이바라키현으로 건너간 이효송은 “프로가 되고 처음 출전하는 살롱파스컵이다. 긴장되지만 마음을 잘 가다듬어 꼭 2연패를 달성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효송은 한국 여자골프의 차세대 에이스다.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뛰던 2022~23년 아마추어 메이저급 대회인 강민구배 한국아마추어선수권을 2연패해 존재감을 높였다. 지난해 국가대표로 거듭난 이후 실력이 더욱 늘었다. 정확한 아이언샷과 클러치 퍼트가 장기다.

지난해 5월 살롱파스컵을 제패할 때 이효송은 마산제일여고 1학년생이었다. 하지만 경기 중엔 성인 선수들보다 냉정한 승부사였다. 혼전 양상이던 최종라운드 18번 홀(파5)에서 3m짜리 이글 퍼트를 넣어 사쿠마 슈리(23·일본)를 제치고 정상을 밟았다. 가츠 미나미(27·일본)가 지난 2014년 KKT컵 반테린 레이디스 오픈에서 작성한 종전 최연소 우승 기록(15세 293일)을 새로 쓴 순간이었다.

한일 두 나라가 함께 주목하는 샛별이 된 이효송은 지난해 7월 태극마크를 내려놓고 프로로 전향했다. 연말에는 JLPGA 투어 역대 최연소 신인왕으로 등극했다. 규정상 JLPGA 투어 입회 조건은 만 18세 이상이지만, 특별 승인을 받아 프로 자격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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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이던 지난해 살롱파스컵에서 JLPGA 투어 최연소 우승한 이효송. 프로 선수로 거듭나 2연패에 도전한다. [사진 KLPGA]

프로 도전을 위해 고등학교 자퇴를 선택한 이효송은 “고민이 많았다. 계속 태극마크를 달고 싶은 마음도 컸다. 하지만 의미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골프를 위해서라면 학업은 잠시 미뤄도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친구들과 더는 함께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컸지만, JLPGA 투어에서 부딪히며 배우는 부분이 많으리라는 기대감으로 극복했다”고 덧붙였다.

타지에서의 투어 생활이 편안할 리 없다. 아직까진 거처를 따로 마련하지 않고 지역마다 숙소를 옮겨가며 대회를 치르고 있다. 지난 연말 연습 도중 오른쪽 손목을 다친 여파로 올 시즌 초반 성적도 좋지 않았다. 이효송은 “프로 무대를 경험하며 한 타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한 번 실수로 순위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더욱 신중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효송은 17살다운 당찬 패기로 헤쳐 나간다는 각오다. 현지에 머무는 동안 일본어 구사 능력이 빠르게 늘어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해진 게 긍정 요소다.

우승 상금 2억3000만원이 걸린 살롱파스컵은 8일 이바라키 골프장에서 개막한다. 신지애(37)와 이민영(33), 배선우(31) 등 JLPGA 투어에서 뛰는 베테랑들과 하타오카 나사(26), 가와모토 유이(27·이상 일본) 등 현지 실력자들이 대거 출전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간판 박현경(25)도 참가할 예정이다.

이효송은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나서는 대회라 긴장되지만, 지난해 짜릿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또 한 번 정상을 노려보겠다. 지난해 아마추어 신분이라 받지 못한 우승 상금을 올해는 꼭 받고 싶다”고 다부진 출사표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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