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들아, 넌 내 자랑이었다" 말기암 아빠의 특별한 작별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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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더중플 - 잘 죽을 권리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달 21일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교황은 수년 전부터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는데요. 교황의 선종은 많은 이들에게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가’ 질문을 던졌습니다. 오늘 ‘추천! 더중플’에선 이 질문에 답을 주는 기사를 소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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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exels

58세 A씨는 일평생 가족에 헌신하며 살았다. 가장의 무게를 기꺼이 견디며 열심이 살았던 그에게 췌장암 선고는 날벼락이나 다름없었다. 이제 노년을 즐길 일만 남았는데…. A씨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암 제거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암은 얄궂게도 6개월 뒤 재발했다. 죽음이 그의 삶에 깊게 드리우고 있었다.

극심한 통증이 그의 마지막 길을 힘들게 했다. 말기암 환자에게 처방하는 진통제, 모르핀을 써야 했다. 문제는 모르핀 부작용으로 호흡 기능이 떨어지고 있었다. 주치의였던 박광우 (가천대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기관 내 삽관을 통해 호흡을 살리려고 했다. 그러자 A씨 단호하게 말했다. “저는 기관 삽관 절대 안 합니다.” 

A씨의 굳은 의지에, 자녀들도 아버지의 선택을 존중했다. A씨는 10명이 넘는 가족, 친척, 지인에게 연락을 돌렸다. 병실에 찾아온 사람들의 이름을 부르고, 그동안 못했던 말을 전했다. 아들에겐 이런 말을 남겼다.

“아들아, 고생이 많았다. 네가 내 아들이어서 고맙고 자랑스러웠다. 내가 없으니 어머니에게도 나에게 해준 것처럼 그렇게 훌륭한 아들로 있어주려무나.”

며칠 후 환자는 편안하게 자는 듯이 죽었다. 박 교수는 “내가 본 환자 중에 작별 인사를 가장 잘 하고 떠난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박 교수는 신경외과·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 자격증을 동시에 취득한 더블보드(2개 전문의 자격 취득) 의사다. 난치성 질환인 파킨슨병과 치매, 말기암 환자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살핀다. 20년 간 약 4000명이 넘는 환자에게 사망 선고를 내리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

4000명의 죽음을 마주하며, 그는 어떤 깨달음을 얻었을까. 삶에 아쉬움과 미련을 남기지 않으려면, 어떻게 마지막을 정리해야 할까? 박 교수는 “태어난 건 선택할 수 없지만 죽음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적극적 안락사를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계속) 
박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엔 다음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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