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Fed, 트럼프 압박에도 3연속 기준금리 ‘멈춤’...“경제 전망 불확실성 더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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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 1월과 3월에 이어 연속 세 번째 ‘멈춤’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Fed는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Fed는 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4.25~4.5%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무역 상대국에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한 이후 첫 금리 결정이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FOMC의 금리 동결 결정을 설명하는 제롬 파월 Fed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동결의 근거는 ‘불확실성’이었다. Fed는 결정문에서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further) 커졌다”고 밝혔다. 지난달과 비교해 ‘더’라는 표현이 추가됐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행정부가 교역국들과 관세 협상에 돌입했다”며 “관세 정책이 어떤 식으로 정착될지, 경제ㆍ성장ㆍ고용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 불확실성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에 대한 경고로 이어졌다. 결정문엔 “실업과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위험이 커졌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Fed는 고용을 최대한 늘리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2%로 유지하려 하는데, 두 목표를 같이 이루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JP모건은 “이는 매파적이거나 비둘기파적인 변화가 아니라 무역 정책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발 관세 폭탄의 영향은 무역수지 등 경제지표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이날 결정문에도 “순수출 변동(swings)이 데이터에 영향을 미쳤다”고 공개했다. 올해 1분기 미국 GDP가 역성장(-0.3%)한 것에 대해 파월 의장은 “1분기에 관세 부과를 앞두고 수입이 급증했고, 2분기가 되면 반대로 수입이 급감해 GDP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 경제 상황이 복잡하고 혼란스럽다는 진단이다.
다만 Fed는 미국 경제는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노동 시장은 아직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은 목표치인 2%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김영옥 기자
파월 의장은 향후 금리를 낮출 가능성엔 “우리는 관망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관망하기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이 꽤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자간담회 중에 “기다린다(wait and see, await 등)”는 의미의 표현을 22번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향해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ㆍ의사결정이 매번 늦다는 의미), ‘중대한 패배자’(a major loser)라고 비판하는 등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해왔다. 파월 의장은 이런 압박이 금리 결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오직 경제 데이터, 전망, 리스크 균형만을 바탕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글로벌전략가는 CNBC에 “이번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일종의 경고 신호로, 행간에는 ‘당신들의 정책이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Fed가 6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작아졌다. 대형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7월이나 9월을 시작으로 올해 두세 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제임스 에겔호프 BNP파리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지표에 결정적인 변화가 없다면 FOMC는 무기한 동결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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