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덕도 신공항, 현대건설 손 뗀다..."개항 대폭 지연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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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강서구 가덕도 일원에 건설될 예정인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연합뉴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하 현대건설)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에서 손을 떼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새로운 사업자를 찾는다는 방침이지만 현실적으로 후속 사업자를 찾기 쉽지 않아 공항 사업이 상당기간 지연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국토부는 8일 현대건설과 맺어 온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수의계약 절차를 중단하는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초 입찰조건인 공사기간 84개월보다 2년이 더 긴 108개월로 기본설계를 제출했던 현대건설 측이 국토교통부의 보완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국토부의 보완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총 24개월의 추가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고수했다. 바닷속 연약지반의 안정화 기간에 17개월이 추가되고, 공사 순서를 바꾸는 데 7개월이 더 필요해 총 24개월이 추가로 소요된다는 것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10월 가덕도 신공항의 부지 조성(667만㎡)과 활주로 1개(길이 3500m), 유도로 12개, 계류장(72대 주기), 방파제와 항행안전시설 등을 구축하는 부지조성공사의 수의계약대상자로 선정됐다.
사업비는 10조 5000억원으로 국내에서 시행된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 역사상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컨소시엄엔 현대건설(지분율 25.5%)과 대우건설(18%), 포스코이엔씨(13.5%) 등이 참여했다.
김정희 국토부 가덕도신공항건립추진단장은 “현대건설이 기본설계 보완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에 국가계약 법령에 따라 수의계약 체결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가덕도공항 활주로 예정지. 가덕도=강갑생 기자
이에 따라 국토부는 수의계약 중단 절차에 착수하는 한편 현대건설의 기본설계와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을 토대로 국토부·가덕도건설공단 합동TF와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통해 후속 사업자 모집 등 일정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공항 관련 업계에선 후속 사업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4차례의 입찰에서도 현대건설을 제외하곤 나서는 업체가 없었던 탓에 결국 4회 때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바꿔야만 했다.
또 공항 개항과 관련된 필수 시설은 2029년 말까지 완공하되 나머지 부수적인 설비 등은 2년 정도 더 공사 기간을 주는 내용으로 계약조건도 변경했다.
그런데 현대건설이 해당 조건보다 2년이 더 필요하다는 기본설계를 낸 데다 보완요구를 거절하면서 어렵게 진행됐단 사업자 확정절차도 무산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후속 사업자 모집에 섣불리 나설 건설사가 거의 없을 거란 얘기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엔지니어링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도 애초 가덕도공항 건설사업에 나설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정부에서 강하게 참가를 요구한 탓에 떠밀리듯이 나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2029년 개항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은 물론이고 실제 개항까지 상당한 지연이 불가피 할거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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