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2기서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압박 커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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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싱크탱크 인도태평양안보연구소(IIPS) 세미나에 참석한 미국 국방부의 전직 당국자들. 왼쪽부터 리처드 롤리스 전 아시아태평양 안보 부차관보, 제임스 신 전 아태 안보 차관보, 월리스 그레그슨 전 아태 안보 차관보,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대사, 제니퍼 홍 IIPS 선임국장, 데이비드 시어 전 아태 안보 차관보, 랜들 슈라이버 전 인태 안보 차관보, 일라이 래트너 전 인태 안보 차관보.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對)중국 견제를 위해 한국이 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압박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전직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당국자들이 전망했다. 대북 방어에 초점을 맞춘 주한미군의 역할을 미ㆍ중 충돌 가능성 등에 대비해 확대하는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요구가 커질 거란 의미다.

미국 외교안보 싱크탱크 인도태평양안보연구소(IIPS)가 13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주최한 언론 간담회에서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차관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수립 중인 국방전략(NDS)이 어떻게 하면 미국과 한국이 미ㆍ중 경쟁에 도움되는 다양한 것을 역내에서 협력할 수 있는지를 모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집권 1기 때 북핵 협상에 참여한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미국의 국방전략은 한ㆍ미동맹이 (북한을 상대로) 오늘 밤 싸울 태세를 갖출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더 광범위한 경쟁에 대해 생각하기 위해 한반도에 주둔한 미군의 유연성 확대 같은 것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ㆍ미 접촉 재개 여부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시점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대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봤다.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협상이 끝난 지점에서 다시 협상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비핵화만 논의하는 게 아니라 대화가 더 폭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라이 래트너 전 국방부 인태 안보 차관보는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로부터 더 많은 상호주의를 기대하는 추세는 트럼프 행정부에 국한된 게 아니라 그보다 더 일찍 시작됐고, 우리가 바이든 행정부 때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 때 인태 안보 차관보를 지낸 그는 “우리는 호주, 일본 같은 파트너들과 함께 그들이 평시와 위기시, 우발 사태시에 어떤 역할과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보고 있고, 그런 대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며 “우리는 동남아시아가 됐든 태평양 도서국이 됐든 한반도 밖에서 방위 협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들여다보는 대화를 한국과도 시작한 바 있다”고 말했다.

래트너 전 차관보는 “미국은 호주, 일본, 필리핀, 그리고 쿼드(Quad, 미국ㆍ인도ㆍ일본ㆍ호주 4개국 안보 협의체)를 통해 인도와 전례 없는 방식으로 협력해 왔다”며 “하지만 난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이 북한에만 집중하지 않고 그런 소(小)다자 노력에 더 통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리처드 롤리스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 담당 부차관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한ㆍ미 간에 다시 중요한 현안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부차관보로 있으면서 노무현 정부와의 다수 협의에 관여했던 그는 “당시 대화가 매우 어려웠다”며 “전략적 유연성은 매우 민감한 문제”라고도 했다.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에서 국방부 아태 안보 차관보와 주베트남 대사를 지낸 데이비드 시어와 오바마 1기 국방부 아태 안보 차관보 출신 월리스 그레그슨 역시 한국이 현 국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기존 싱크탱크 ‘프로젝트2049연구소’가 인도태평양안보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것을 기념해 ‘전쟁, 피벗, 경쟁: 아시아 정책 만들기 20년’을 주제로 개최됐다. 간담회에는 조지 W 부시 정부부터 조 바이든 정부까지 4개 정권에서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또는 부차관보로 일한 전직 당국자 7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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