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의 친형 루이스 프레보스트. 로이터=연합뉴스

레오 14세 신임 교황의 친형이 자신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 세력이라고 밝히며 정치적 극우 성향을 드러낸 사실을 인정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레오 14세의 3형제 중 맏형인 루이스 프레보스트(73)는 레오 14세가 즉위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이 큰 화제를 모은 것에 대해 "뭐 내가 올렸다"며 "그런 믿음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안 올렸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프레보스트는 그간 페이스북에 미국 극우 세력에 찬성·동조하는 게시글을 다수 게시했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저속한 욕설로 비하하거나 펠로시 전 의장의 남편이 동성애자라는 가짜 정보 등도 공유했다.

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당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우리가 사는 방식을 완전히 파괴하려 한다"며 "이 나라를 독재로 몰아넣고 있다. 인종차별까지 서슴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언쟁을 벌인 직후 민주당 인사를 만났을 때는 그 민주당 인사를 향해 "반역 혐의로 체포해야 한다"고 쓰기도 했다.

이런 게시글은 일반인이 볼 수 있도록 전체 공개돼 있었고, 일부 네티즌들은 "당신의 동생이 창피해할 것"이라는 등의 비판 댓글을 달았다.

레오 14세 교황 즉위 후 해당 사실이 논란이 되자 프레보스트는 최근 한 유튜브 토크쇼에 출연해 스스로를 '마가' 지지자라고 소개하며 친동생인 교황은 자신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레오 14세에 대해 "저보다 훨씬 더 진보적"이라며 "중립적으로 일처리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동생은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다. 아마 제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며 "저도 아마 변하지 않을 것이지만 앞으로는 톤을 좀 낮춰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같은 약속을 반영한 듯 프레보스트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이날 비공개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