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LG, 28년만 챔프전 첫 제패...39세 허일영 최초 3팀서 우승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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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창원 LG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허일영(오른쪽). [뉴스1]

남자프로농구 창원 LG가 창단 28년 만에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개인 최초로 서로 다른 3팀에서 우승을 거둔 허일영(39)이 LG에 첫 우승을 안겼다.

LG는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최종 7차전에서 접전 끝에 서울 SK를 62-58로 꺾고 4승3패로 정상에 올랐다. 1997년 프로농구 원년 출범팀 중 유일하게 챔프전 우승이 없었던 LG는 28년 묵은 한을 풀었다. 국내프로농구는 물론 미국프로농구(NBA)에도 없었던 ‘리버스 스윕(3연패 뒤 4연승)’에 도전했던 SK는 ‘0% 확률’을 뒤집지는 못했다.

앞서 LG는 챔프 1~3차전을 연달아 이겨 우승하는가 싶었지만, 4~6차전을 내리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LG는 주전 5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데다 체력 소모가 큰 수비를 펼친 영향이었다. 지친 건 SK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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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 7차전에서 활약한 LG 유기상(오른쪽). [연합뉴스]

양 팀 합산 역대 챔프전 최소 득점(105점)에 그쳤던 6차전에 이어, 7차전 전반까지 슛 난조가 이어졌고, 양 팀 합산 50점에 머물렀다. LG가전반에 자밀 워니를 단 2점으로 묶으며 27-23으로 앞서갔다.

3쿼터에도 저득점 경기가 이어졌지만, 올 시즌 남자농구의 대미를 장식하는 경기 답게 4쿼터에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허일영이 4쿼터에 46-41을 만드는 3점포를 꽂았다. 양준석과 칼 타마요의 석 점포에 이어 허일영이 또 다시 3점포를 꽂아 55-45, 점수를 10점 차로 벌렸다.

그러나 LG는 순식간에 9점을 허용하며 55-54로 턱 밑까지 쫓겼다. 김형빈에 연속 3점포, 김선형에게 속공득점을 허용했다. 이어 종료 1분58초 남기고 LG 칼 타마요(필리핀)가 무리한 공격에 이어 5반칙 퇴장까지 당했고 자유투로 1점을 줬다.

SK 김선형의 플로터슛과 3점슛이 빗나간 뒤 양준석이 공을 가로채 레이업슛이 빗나갔지만 아셈 마레이(이집트)가 리바운드를 잡아 성공, 종료 38.9초를 남기고 57-54를 만들었다. LG 정인덕이 자유투로 1점을 더 보탰다.

SK 김선형이 종료 20초를 남기고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 중 2구만 넣어 55-58이 됐다. LG 유기상이 종료 18.5초를 남기고 자유투 2개를 넣었다. SK 워니가 마레이를 앞에 달고 종료 11.1초를 남기고 3점포를 꽂아 58-60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유기상이 종료 8.5초를 남기고 침착하게 자유투 2개를 다 넣었고, 막판 워니의 3점슛이 빗나가며 경기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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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베테랑 슈터 허일영(왼쪽). [뉴스1]

허일영이 기자단 투표 80표 중 32표를 받아 챔프전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허일영은 이날 4쿼터에 결정적인 3점슛 2방을 포함해 14점을 올렸다. 허일영은 챔프전에서 식스맨으로 나서 순도 높은 3점포를 꽂았다. 그가 던진 3점슛은 별명인 ‘허물선’처럼 높은 포물선을 그리며 림을 깨끗이 통과했다.

왼손 슈터인 허일영은 팔을 머리 위까지 들어 올려서 쏘는데, 발사각이 50도가 넘는다. 고교 때 센터였다가 대학 가서 슈터로 바꿨는데, 상대 블록슛을 피하기 위해 타점을 높였다. 1985년생 허일영은 고양 오리온(현 소노), SK에 이어 역대 최초로 3팀에서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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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운드 다툼을 하는 마레이(왼쪽). [뉴스1]

LG는 선수단 총보수가 10팀 중 10위(23억4852만원)다.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제) 소진율도 79.5%로 가장 낮은데, 그 중 선수단 몸값 3분의 1을 차지한 슈터 전성현(연봉 5억5000만원)과 가드 두경민(2억8000만원)이 각각 부상과 불화설로 플레이오프(PO)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수퍼스타는 없지만, 지난 시즌 백업 가드였던 프로 2~3년차 유기상(24)과 양준석(24)이 ‘스텝 업’ 했다. 조기 은퇴했다가 군대 박격포병을 다녀온 뒤 연습생으로 재입단한 정인덕(31)도 주전으로 활약했다. 세 선수 연봉을 합하면 3억4000만원이다.

조상현(49) LG 감독은 이름표는 떼고 실력만 봤다. 군입대한 양홍석의 공백은 일본프로농구에서 실패했던 칼 타마요로 메웠는데, 타마요는 챔프 1~3차전에서 평균 23점을 넣었다. 4년 연속 리바운드왕 아셈 마레이(33·이집트)이 골밑에서 분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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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현 LG 감독. [뉴스1]

조 감독은 숙소에서 쪽잠을 자가며 비디오분석을 했다. 디테일하게 수비 간격과 위치를 조정해 정규리그 최소실점팀(73.6점)을 만들었다. 챔프 4~6차전에 SK 속공을 제어하지 못했지만, 처절한 사투 끝에 7차전을 따냈다.

LG는 시즌 초반 마레이가 팔꿈치 부상을 당해 8연패에 빠졌지만, 2022년 LG를 맡은 조 감독이 3시즌 연속 팀을 정규리그 2위로 이끌었다. 앞서 2차례는 4강 PO에서 탈락했지만, 올 시즌 ‘쌍둥이 동생’ 조동현 감독의 울산 현대모비스에 3연승을 거뒀다. LG를 2013~14시즌 문태종-김종규-김시래 시대 이후 11년 만에 챔프전에 올려 놓았고, 그동안 신선우, 강을준, 김진 등 LG 전 감독들도 못 이룬 우승을 달성했다. 조 감독이 팀 명칭(세이커스)처럼 ‘송골매 군단’의 비상을 지휘했다.

조 감독은 선수(2000년 SK)와 코치(2016년 오리온)에 이어 감독으로도 우승했다. 김승기(전 고양 소노 감독), 전희철(SK 감독)에 이어 역대 3번째 기록이다. 모기업이 같은 프로야구 정규리그 1위 LG 트윈스 선수들은 플레이오프 기간에 안타를 치고 나가면 슛 포즈를 취하며 농구단 우승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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