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소년중앙] 500여년 지켜온 생태계의 보고 광릉숲 생물권보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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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보호부터 경제활동까지 다 되죠 
자연과 공생하는 '지속가능발전 학습장' 

인간이 보다 편하고 나은 삶을 위해 자연을 개발하면서 현대 문명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기후 위기 심화와 생물 멸종 위기종 증가 등 인간과 자연의 균형은 무너지고 있죠. 생태계가 붕괴하면 인간의 문명도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어요. 생태계의 붕괴를 막으면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려면 어떤 방안이 필요할까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의 조화를 추구하기 위해 유네스코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한 경기도 광릉숲을 찾아 자연과 인간의 공존하는 법을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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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호(경기도 홈스쿨링 5)·서지안(서울 잠일초 6) 학생기자와 김로아(경기도 위례초 4) 학생모델·변우빈(경기도 화남초 6·왼쪽부터) 학생기자가 경기도 광릉숲을 찾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 대해 알아봤다.

유네스코는 1970년대부터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이 뛰어난 육상·연안·해양 생태계를 생물권보전지역(Biosphere Reserves·BR)으로 지정하고 있어요. 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과 더불어 유네스코가 주관하는 생물권보전지역은 보전·발전·지원 등 3가지 기능을 지니며, 이를 잘 수행하기 위해 3가지 용도구역(핵심구역·완충구역·협력구역)을 설정해요.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이용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주요 생태계뿐만 아니라 이와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는 주변 지역사회까지 범위에 포함한 거죠. 그래서 생물권보전지역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학습장’이라고도 불려요.

우리나라 4번째 생물권보전지역, 광릉숲

전 세계적으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은 2024년 기준 136개국 759개소가 지정됐어요. 우리나라에는 1982년 설악산을 시작으로 제주도(2002년), 신안다도해(2009년), 광릉숲(2010년), 고창(2013년), 순천(2018년), 강원 생태평화(2019년), 연천 임진강(2019년), 완도(2021년), 창녕(2024년) 등 총 10개소가 있죠. 그중 북위 37°45´16˝, 동경 127°10´25˝에 있으며 행정구역상으로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과 내촌면, 남양주시 진접읍과 별내면, 의정부시 민락동과 낙양동에 걸쳐 동서 약 4km, 남북 약 8km 구간에 해당하는 광릉숲은 국내에서 4번째로 지정된 생물권보전지역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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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 학생기자단이 광릉숲에서 만난 원앙은 기러기목 오리과에 속하는 조류로 비교적 흔한 텃새이다.

광릉숲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이유는 무엇이며,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서 광릉숲은 어떻게 운영될까요. 또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여러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경기도 포천시 소홀읍에 있는 광릉숲BR관리센터를 찾아 양병남 경기도 산림녹지과 광릉숲팀장을 만났습니다.

광릉숲 유네스코 생물보전지역은 조선 제7대 왕 세조의 능림으로 보전되어온 광릉숲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어요. 전체 면적은 약 244.65㎢에 달하는데, 그중 생물다양성 확보에 중요한 산림지역이 약 61.1%를 차지해요. 서지안 학생기자가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구역·완충구역·협력구역의 차이점"을 궁금해했죠. "생물권보전지역은 생태계 종과 경관 다양성 보전, 사회·문화·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 해당 지역 보전을 위한 사업·교육·연구 지원이라는 3가지 기능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핵심구역·완충구역·협력구역으로 구분해요.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엄격히 보호되며 관련 조사·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는 핵심지역, 핵심지역을 둘러싸거나 인접해 있으며 연구·교육·생태관광이 이뤄지는 완충구역, 지역 주민 등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이 경제활동 등을 하는 협력구역으로 구분하죠."

광릉숲의 경우 소리봉과 죽엽산을 중심으로 한 천연활엽수 극상림지역인 핵심구역 3%(7.55㎢), 생물다양성 보전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교육의 장이자 산림생물 연구가 이뤄지는 완충구역 7%(16.57㎢), 주거지·경작지 등 지속 가능한 개발·경제활동이 이뤄지는 협력구역 90%(220.53㎢)로 구성돼 있어요. 완충구역에는 국립수목원, 산림박물관, 산림기술경영연구소, 시험림, 국가유산청 소관 능림, 봉선사 사찰림 등이 포함됩니다. 협력구역에는 광릉숲 영향권 내 포천시·남양주시·의정부시 일부, 즉 주변의 논밭과 거주지 등도 포함되는데요. 이를 통해 생태관광·환경교육·지역 특산물 발굴 등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다양한 활동을 장려하죠. 이는 람사르습지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 해당 구역 보호에 중점을 둔 다른 보호지역과 명확히 구분되는 차이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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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기슭·냇가에서 자라는 비술나무도 광릉숲에 서식한다. 사진은 비술나무 열매로, 씨는 열매의 중앙에 있다.

변우빈 학생기자가 "광릉숲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이유는 무엇인가요"라고 궁금했어요. "광릉숲은 1468년 조선 제7대 세조대왕 능림으로 지정되면서 역사에 등장했어요. 이후 왕릉을 지키기 위해 왕릉과 부속림에 무단 벌채 금지, 산불 감시 등 꾸준한 관리가 이뤄졌죠.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당시에도 화재가 없었고, 그 결과 광릉숲은 560여 년간 훼손되지 않고 잘 보전된 숲으로 남았죠."

국내서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생물종 서식  

앞서 생물권보전지역이 되려면 생물다양성이 중요한 기준이라고 했죠. 560여 년 간 보존된 광릉숲은 우리나라에서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생물종이 서식하는 생물다양성의 보고예요. 어린나무부터 오래된 고목에 이르기까지 식물 983종과 곤충 3932종, 이들을 먹이로 삼는 까막딱따구리·오색딱따구리·쇠딱따구리 등 187종의 조류가 살고 있죠. 이외에 694종의 버섯, 29종의 포유류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해요. 또 하늘다람쥐·장수하늘소·까막딱다구리 등 21종의 천연기념물과 광릉골무꽃·참작약 등 8종의 특별산림보호종, 광릉요강꽃·화경솔밭버섯 등 21종의 법정보호종의 보금자리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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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숲 곳곳에는 관람객을 위한 관람용 데크·벤치·다리 등이 있다. 서지안 학생기자·김로아 학생모델과 변우빈·이한호 학생기자(왼쪽부터)가 다리 위에 서서 광릉숲을 감상했다.

김로아 학생모델이 "단위 면적당 생물이 다양한 게 왜 중요한가요"라고 궁금해했어요. "생물다양성은 생물의 수가 얼마나 많은지가 아닌, 생물의 종류가 얼마나 다양한지를 판단하는 지표예요. 단위 면적당 생물이 다양하다는 말은 생태계의 안정성이 높아 환경 변화에 대한 높은 적응력으로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뜻이죠. 쉽게 말해 생태계에서 개구리가 없다고 가정하면 천적이 없어진 메뚜기가 번창하고, 개구리를 먹이로 삼는 뱀의 개체 수가 줄어들며 균형이 깨지겠죠. 근데 개구리가 없어도 들쥐가 있으면 먹이사슬이 유지돼 안정적인 생태계가 유지되는 거예요."

광릉숲은 온대 활엽수 극상림이기도 해요. 일정한 지역의 식물 군락이나 군락을 구성하는 종들이 시간의 추이에 따라 변천하는 현상을 천이(遷移)라고 해요. 천이가 계속되면 생태계의 속성이 변합니다. 예를 들어 맨땅을 그대로 방치하면 먼저 한해살이풀이 자라지만, 시간이 갈수록 여러해살이풀, 양지성 수목, 음지성 광엽수림으로 점차 변하죠. 숲을 이루는 식물의 구성이 천이를 계속하다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 안정 상태로 지속되는 숲을 극상림이라 해요.

"우리가 주로 생활하는 일반 산지는 옛날부터 화전·벌목 등 자연자원 이용이 활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어린 나무로 구성된 산림이 대부분이고, 산림생태계의 온전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요. 반면 광릉숲은 5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보존된 숲이라 졸참나무·굴참나무·서어나무·소나무의 거목들이 남아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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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에 최초로 들여온 계수나무. 전국에 있는 대부분의 계수나무의 모수다.

광릉숲 생물권보전지역은 국립수목원 소속인 광릉숲관리센터, 경기도 산림녹지과 소속인 광릉숲BR관리센터, 관계기관·전문가·주민 23인으로 구성된 광릉숲BR관리위원회가 함께 관리·운영해요. 광릉숲관리센터는 핵심·완충구역을 보존 및 관리하는 특성상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연구와 생태교육을 담당하죠. 광릉숲BR관리위원회는 생물권보전지역의 중요정책을 심의하고요.

광릉숲BR관리센터는 협력구역을 운영·관리하면서 생물권보호구역의 발전을 위한 계획을 수립 및 추진하고, 지역 주민과의 소통 및 지역 활성화 사업을 추진해요. 앞서 생물권보존지역은 보호 지역 외에 그 주변의 논밭과 거주지 등도 협력구역으로 포함해 생태관광·환경교육·지역 특산물 발굴 등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다양한 활동을 장려하는 게 특징이라고 했죠. 그런 점에서 광릉숲BR관리센터의 역할이 중요해요.

광릉숲BR관리센터는 광릉숲을 보전·홍보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2017~2020년 약 45km 길이의 둘레길을 조성했어요. "둘레길은 7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어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길의 조성을 지양하고 기존의 길을 적극 활용했으며, 새로운 길 설치 시 넓이를 최소화하여 친환경적으로 조성했죠." 또 탐방객들의 편의성과 주민 교통 환경 개선을 위한 주차장을 만들고 주변 버스승강장을 정비했으며, 속도표지판과 도로 경계 등을 설치했어요. 이외에도 광릉숲 생물권보전지역의 가치를 홍보하기 위해 2022년부터 매년 사진공모전을 열고, 광릉숲에 사는 생물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동화책도 발간해요. 광릉숲 생물권보전지역 인증 마크를 부착해 지역 생산물 브랜드화에도 앞장서고 있죠.

이렇게 '고립되어 보호받는 공간'으로만 남지 않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추구하는 광릉숲 생물권보존지역은 어떤 모습일까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양 팀장과 함께 국립수목원 이주미 숲해설사를 만나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구역인 광릉숲을 둘러보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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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미 해설사(맨 왼쪽)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5월 광릉숲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에서 볼 수 있는 여러 동식물을 소개했다.

목련·귀룽나무·병꽃나무 등 여러 화초와 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걷다 보니 하천을 헤엄치던 원앙 한 쌍이 보였죠. 탐조가 취미인 우빈 학생기자가 망원경을 들고 원앙을 살폈어요. 기러기목 오리과에 속하는 조류인 원앙은 산림 주변의 늪지대·계곡·냇가 등에서 각종 식물의 열매나 수서곤충·연체동물·어류 등을 먹어요. 원앙은 냇가와 인접한 오래된 나무 위나 바위틈에서 번식하며 한국 외에 중국 동북부, 러시아 극동과 사할린, 일본 등에서 볼 수 있죠.

원앙 한 쌍이 놀던 하천을 지나 좀 더 걷다 보니 땅 위로 튀어나온 나무뿌리가 있었어요. 이 해설사가 소중 학생기자단을 향해 "여러분, 이게 무엇처럼 보이나요"라고 묻자 이한호 학생기자가 "고구마 같아요"라고 답했죠. "하하. 이건 낙우송이라는 나무의 뿌리예요. 낙우송은 물을 좋아해서 습한 땅에서 서식하는데 낙우송 주변에는 기근(氣根·Aerial root)이라 불리는 뿌리가 땅 위에 작은 산처럼 불쑥불쑥 솟아 올라와 있는 걸 볼 수 있죠. 그래서 함부로 훼손하면 안 돼요."(이)

낙우송의 기근을 살펴본 소중 학생기자단은 연못에 물의 깊이에 따라 물가나 물속에서 자라는 식물을 심은 수생식물원을 찾았는데요. 연못을 채운 수련 사이로 솟은 바위가 보였죠. 이 해설사가 "이 바위 위에는 남생이가 앉아서 쉬곤 하는데 오늘은 없네요"라고 말하자 모두 아쉬워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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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우송은 물을 좋아해서 습한 땅에 서식하는데, 낙우송 주변에는 땅에 솟은 뿌리인 기근이 있다.

생태계의 보고 광릉숲에는 이곳에서 처음 관찰되고 채집돼 이름에 광릉이란 단어가 들어가는 식물도 많아요. 광릉골무꽃·광릉갈퀴·광릉요강꽃 등이 대표적이죠.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생물 중 이름에 광릉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은 모두 50여 종에 달합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광릉요강꽃을 실제로 살펴보기로 했어요.

수생식물원에서 한참 걸어가자 숲길 옆에 울타리가 쳐진 공간이 눈에 들어왔죠. 이곳이 바로 광릉요강꽃이 자라는 곳이랍니다. 광릉요강꽃은 난초과 복주머니란속인데요. 복주머니란속 식물 대부분은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 등재돼 있을 만큼 세계적으로 멸종 위협에 처해 있죠. 한국에는 광릉요강꽃·복주머니란·털복주머니란 등 3종이 자생해요.

"천연기념물 제218호 장수하늘소 역시 멸종위기종으로, 광릉숲에서 볼 수 있어요. 알에서 부화한 장수하늘소 유충은 서어나무·신갈나무·물푸레나무 등을 파먹으면서 살죠. 광릉숲은 서어나무가 많아 장수하늘소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에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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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우빈 학생기자가 발견한 털두꺼비하늘소는 나무껍질과 목질부를 갉아먹고, 죽은 나무 또는 벌채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나무에 산란한다.

이 해설사가 참나무 근처에서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장수하늘소에 관해 이야기하던 그 순간 나뭇가지에서 짙은 회색빛이 도는 곤충 하나가 떨어졌어요. 평소 곤충에 관심이 많은 우빈 학생기자가 "어, 털두꺼비하늘소다!"라고 외쳤죠. 몸길이 약 19~25mm의 털두꺼비하늘소는 딱지날개에 검은 털 무리들이 불규칙하게 흩어져 있어서 검은색 무늬처럼 보이는 외형이 특징이죠. 나무껍질과 목질부를 갉아먹고 살며, 성충은 늦봄부터 6월 사이에 많이 보여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마침 적기에 털두꺼비하늘소를 만난 거죠.

크낙새를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광릉숲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 내에는 생태환경교육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산림박물관도 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산림박물관에서 천연기념물인 크낙새와 장수하늘소 모형을 살폈죠. 이들은 모두 광릉숲에서 과거 서식이 확인됐지만, 현재는 멸종이 우려되는 생물이란 공통점이 있어요.

국립수목원은 2011년부터 장수하늘소의 체계적인 복원을 위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어요. 2016년 단기 대량사육 기술을 개발했고, 2020년 준공된 산림곤충스마트사육동의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대량사육에 성공했으며, 2021년부터 무선인식장치를 활용한 장소하늘소 위치추적연구 등을 진행 중이죠. 그 결과 광릉숲 내 장수하늘소의 서식을 11년 연속(2014~2024) 확인하였으며, 2018년부터 국가유산청과 함께 서식지 내 방사 및 복원행사를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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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 학생기자단이 광릉숲 내에서 생태·환경교육을 담당하는 중요 시설인 산림박물관을 방문했다.

또한 경기도는 광릉숲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모델 마련을 위한 ‘광릉숲 생물권보전지역 관리계획(2022~2026)’을 수립·시행 중인데요. 여기에는 생태계 교란 생물에 해당하는 외래생물종 퇴치도 포함돼 있죠. 한호 학생기자가 "생태계 교란 생물이란 무엇인가요"라고 궁금해했는데요.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환경부장관이 지정·고시하는 생물로 생태계의 균형을 교란하거나 교란할 우려가 있는 생물을 말해요. 광릉숲 내 생태계 교란식물을 예로 들면 중국굴피나무·단풍잎돼지풀·돼지풀·가시박·미국쑥부쟁이·서양금혼초·환삼덩굴이 있어요. 왕성한 번식력을 가진 생태 교란식물의 확산을 방지하려면 모니터링 및 제거 과정이 필요하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생물다양성의 보존과 인간의 지속가능한 자연 이용을 꿈꾸는 광릉숲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은 그중 국립수목원 방문객만 2024년 약 44만797명에 달할 정도로 지역의 명소이자,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학습장’으로 사랑받고 있어요. 이렇게 살펴보니 발걸음을 삼가고 보호해야 할 곳으로만 느꼈던 국제보호지역이 친근하게 다가오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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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숲은 560년이 넘게 잘 보존된 숲으로, 우리나라에서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생물종이 서식하는 생물다양성의 보고다.

동행취재=김로아(경기도 위례초 4) 학생모델·변우빈(경기도 화남초 6)·서지안(서울 잠일초 6)·이한호(경기도 홈스쿨링 5) 학생기자

광릉숲의 대표 생태자원

광릉숲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은 생태자원과 문화자원을 고루 갖춘 국제보호지역이에요. 문화·역사자원으로는 조선 7대 왕인 세조와 부인 정희황후 윤씨의 무덤인 광릉, 고구려 때 쌓은 산성인 포천반월성지, 조선 중기의 명신 이항복을 기리기 위해 창건한 화산서원 등이 있죠. 광릉숲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을 대표하는 생태자원으로는 어떤 생물들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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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장수하늘소: 딱정벌레목 하늘소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유충은 서어나무·신갈나무·물푸레나무 등과 같은 큰 나무의 속을 파먹고 자라요. 성충은 6~9월 사이에 활동하는데, 8월이 제일 활발하죠. 개체 수가 아주 적어서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이자 천연기념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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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크낙새: 딱따구리목 딱따구리과에 속하는 조류로 활엽수와 침엽수가 함께 자라는 숲에 살아요. 둥지는 참나무·전나무·소나무 등의 나무 구멍을 이용하거나 직접 구멍을 만드는데, 알 낳는 시기는 5~6월이에요. 광릉숲에 서식했으나 현재는 관찰되지 않으며,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이자 천연기념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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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하늘다람쥐: 설치목 청설모과에 속하는 포유류로, 주로 성숙한 활엽수림대에 서식해요. 나무와 나무 사이를 이동하거나 땅으로 내려올 때 날개막을 활짝 펼쳐 활강하죠.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내륙에 서식하며, 최근 산림전용·간벌 등과 같은 인위적 간섭 때문에 개체 수가 줄었어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이자 천연기념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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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광릉요강꽃: 난초과 여러해살이풀로 광릉숲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주머니처럼 생긴 입술꽃잎이 요강을 닮았다고 하여 광릉요강꽃이란 이름이 붙었어요. 관상을 위한 무분별한 채취와 낮은 결실률로 인해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어요.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이며, 세계 적색목록(IUCN)에는 위기종(EN)으로 평가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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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광릉골무꽃: 산지의 숲속 반그늘 지역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광릉지역에서 처음 발견돼 이름 앞에 광릉이, 식물의 꽃받침통이 골무와 닮았다며 골무라는 이름이 붙여졌어요. 희귀식물이자 우리나라 경기도 이남의 중부 지역에 분포하는 한국 고유종이에요. 높이는 40~70cm이며 꽃은 5~6월에 피어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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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광릉갈퀴: 숲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높이는 80~100cm이며 꽃은 6~7월에 붉은 자주색으로 펴요. 꽃부리는 나비 모양이고, 열매는 7~8월에 익으며 3~4개의 씨가 들어 있죠. 광릉갈퀴는 황해도 이북·경기도·강원도·전라북도·경상북도 등에 자라며, 국외로는 일본에도 분포해요. 어린순은 나물로 먹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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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노랑망태버섯: 버섯의 여왕이라고도 하는 화려한 버섯으로 서양에서는 드레스버섯이라고도 해요. 높이는 10~20cm, 굵기는 2~3cm 정도예요. 노랑망태버섯 같은 말뚝버섯 종류는 악취가 많이 나는 것이 특징인데, 머리 부분의 점액질 물질에는 다량의 포자가 섞여 있어요. 이 악취로 유인된 파리들이 노랑망태버섯의 포자를 주변에 퍼트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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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화경솔밭버섯: 여름부터 가을까지 서어나무의 고목에 주로 발생하는 버섯이에요. 자루의 길이는 1.5~2.5cm, 굵기는 1.5~3cm로 짧고 굵어요. 자루 조직의 내부가 자색 혹은 흑갈색인 것이 특징이죠. 화경솔밭버섯은 일루딘(Illudin S)이란 독소를 함유해 섭취 시 중독을 유발하므로 주의해야 해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에요.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이번 취재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광릉숲에 다녀왔어요. 처음 듣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란 단어가 매우 생소했는데 양병남 팀장님과 이주미 해설사님이 하나하나 설명해주셔서 잘 이해할 수 있었죠. 광릉숲을 둘러보다가 만난 낙우송의 기근이 기억에 남아요. 땅 위로 나온 나무뿌리는 처음 봐서 신기했고, 자연은 정말 위대하다는 걸 느꼈죠. 산림박물관에서는 장수하늘소와 크낙새 등 멸종위기 생물에 대해 알아봤어요. 더 이상 이들을 보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고 슬프고 불쌍했습니다. 이번 취재를 통해 자연과 동물들의 소중함을 알았고, 이들을 잘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로아(경기도 위례초 4) 학생모델

광릉숲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은 평소에도 가보고 싶었는데 취재하게 돼 설렜습니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이주미 해설사님의 설명으로 장수하늘소가 서어나무를 좋아한다는 것도 알게 됐죠. 생태계가 잘 유지되고 멸종 위기 생물들의 개체가 늘어나면 크낙새도 돌아올 수 있다는 말에 기뻤어요. 저는 평소 새에 관심이 많은데요. 광릉숲을 둘러보다가 동박새 둥지와 되지빠귀 둥지도 봤습니다. 동박새는 아기자기한 둥지에서 번식하고 되지빠귀는 거대한 벌집처럼 지어서 신기했어요. 이름에 '광릉'이 들어간 식물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광릉요강꽃이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꽃이 요강같이 생겨서 이름에 요강이 붙은 점도 재밌었죠. 새도 많고 식물들도 많고, 광릉숲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은 정말 마음이 깨끗해지는 곳인 것 같아요.

변우빈(경기도 화남초 6) 학생기자

이번 취재 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숲에 갔어요. 생물권보전지역이란 단어를 들어보긴 했지만 이렇게 제대로 알아본 것은 처음이었죠. 숲 안으로 들어가 보니 바깥공기보다 훨씬 상쾌했고 광릉숲을 실제로 보니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한 이유를 알 것 같았어요. 생전 처음 보는 생물들도 꽤 있었고 광릉에서 처음 발견됐고 요강과 비슷하게 생긴 ‘광릉요강꽃’ 등 재미있는 설명을 듣다 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죠. 광릉숲이 5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보존되어왔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멸종 위기 동물들의 개체 수를 늘리려면 많은 사람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것 같아요. 또한 막연한 관심보다는 생태계와 환경에 대한 공부를 통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들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런 면에서 광릉숲이 어떻게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되었는지 알게 된 이번 취재가 저에게 환경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 중요한 계기였다고 생각해요.

서지안(서울 잠일초 6) 학생기자

집과 가까워서 평소 자주 광릉숲을 방문했어요. 익숙한 광릉숲을 취재한다니 편안하고 설렜죠. 광릉숲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착각이었어요. 저는 광릉숲 수생식물원에 남생이가 사는 것도 몰랐거든요. 이주미 해설사님께서 1~2년 전에 한 초등학생이 광릉숲에서 멸종위기종인 장수하늘소를 발견했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을 듣고 제가 장수하늘소를 만날 확률이 몇 퍼센트쯤 될지 생각해 봤어요. 광릉숲 내 호수에는 길이가 35cm는 되어 보이는 잉어도 있었어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답다고 생각했죠. 다음에 가족과 함께 다시 광릉숲에 가면 제가 이번 취재를 통해 알게 된 것을 해설사님처럼 가족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이한호(경기도 홈스쿨링 5)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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