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번엔 아이스크림…한화갤러리아, 백화점 주춤해도 F&B 투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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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의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 '벤슨 크리머리 서울' 1층 스쿱샵에서 직원들이 오픈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한화갤러리아가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사업에 뛰어들며 외식 브랜드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백화점 부문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식음료(F&B) 사업이 한화갤러리아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식 영토 확대 주력

19일 서울 강남구 벤슨 크리머리 서울 테이스팅 라운지에서 저스틴 리 셰프가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의 제품을 활용한 디저트 메뉴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갤러리아의 자회사인 배러스쿱크리머리는 오는 23일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의 첫 번째 매장 개점을 앞두고 19일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1호점은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과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매장이 인접한 서울 압구정로데오역 인근에 위치했다. 벤슨은 미국 브랜드인 파이브가이즈와 달리 자체 브랜드로 기획돼, 2년 전부터 공장 설립, 제품 개발까지 배러스쿱크리머리가 직접 진행했다.
한화갤러리아 F&B신사업추진실장과 한국 파이브가이즈의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베러스쿱크리머리 대표를 겸하고 있는 오민우 상무는 “김 부사장이 브랜드 방향성과 품질, 구체적인 제품 결정에 많은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20가지 맛이 모두 맛있어야 한다”는 지시에 따라 아이스크림을 부드럽게 만드는 인공 유화제를 빼고 국내산 유제품과 국산 아카시아꿀, 프랑스산 최고급 라즈베리 퓨레 등을 사용하는 등 원료에 신경 썼다는 설명이다.
가격대는 5000원 이상으로 타 브랜드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배러스쿱크리머리는 올해 안에 서울·수도권 지역을 포함해 20개 정도의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화점 대신 F&B 투자 집중

지난 9일 경기도 판교 파이브가이즈 5호점 개점 직후 고객들이 매장 앞에 줄을 서 있다. 사진 에프지코리아
지난 2022년 김 부사장이 한화갤러리아 경영에 참여한 이후 이 회사는 백화점 대신 외식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김 부사장은 내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유통보다 해외 진출이 가능한 식음료 사업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이 지휘하는 또 다른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푸드테크 등에서 아워홈 인수를 통한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 로보틱스를 활용한 푸드테크 등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 2023년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들여오고 지난해에는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와 음료 전문업체 퓨어플러스를 인수했다. 올해 상반기 투자 계획도 파이브가이즈 국내 신규 출점(37억원)과 일본 진출을 위한 출자(50억원) 등 외식 부문에 몰려있다.
파이브가이즈를 운영하는 에프지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465억1000만원으로 전년보다 365.6% 증가했다. 영업이익 33억70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브랜드 도입 첫해 2개였던 매장 수가 5개로 늘며 매출 규모가 커진 덕분이다.
백화점 경쟁력 어쩌나

갤러리아백화점은 서울 명품관에서 국내 최초로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모저앤씨’ 단독 부티크를 14일 개점했다. 사진 한화갤러리아
하지만 한화갤러리아의 매출 중 외식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 여전히 매출의 90%가 백화점 사업에서 나오고 있다. 백화점 실적이 뒷걸음질 치는 것은 한화갤러리아의 고민거리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갤러리아백화점의 전국 5개 점포 매출은 2년 연속 역성장했다. 전국 백화점 거래액 순위에서도 갤러리아 명품관(압구정)은 매년 순위가 뒷걸음질 쳐 지난해는 12위에 머물렀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경쟁사들이 리뉴얼을 통해 명품 매장을 대거 유치하는 사이 고정 고객을 빼앗긴 탓이다.
지난해 한화갤러리아의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전년 대비(98억원) 68% 감소했다. 2년 전 2000원대였던 주가(2023년 3월 31일 재상장)는 이날 종가 기준 1199원으로 반토막났다. 박선영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 연구원은 “한화갤러리아 백화점 사업부문 매출의 절반 정도를 갤러리아 명품관이 차지하고 있다. 명품 구매 채널이 다양해지며 갤러리아 백화점 사업의 실적도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백화점 사업은 여전히 회사의 주력 분야로 F&B 사업과 함께 ‘투트랙’으로 가져갈 예정”이라며 “최근 매장을 연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모저앤씨’에 이어 다음 달 독일 주얼리 브랜드 ‘벨렌도르프’를 명품관에 선보이는 등 국내에 없는 희소성 있는 명품 브랜드 유치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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