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가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 문화센터 원장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순(90) 여사가 광주광역시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오월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사죄했다.

19일 국립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날 5·18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묘지가 조성된 1997년 5월 이후 첫 참배다. 아들 노재헌(60) 동아시아 문화센터 원장과 일부 수행원과 함께 찾은 김 여사는 휠체어에 탄 채 헌화·분향했다.

거동이 불편한 김 여사를 대신해 노 원장이 방명록을 대필했다. 그는 방명록에 ‘광주 5·18 영령들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또 감사합니다. 과거 한을 풀어드리기 위해 나름 노력하였으나 부족한 점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영원히 대한민국의 앞날을 굽어살펴 주시길 빕니다’라고 적었다.

19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가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치고 아들 재헌 동아시아 문화센터 원장이 대필한 방명록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 여사는 묘지 참배에 앞서 5·18묘지 인근에 있는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5·18구묘역)을 방문해 이한열 열사 묘지에 참배했다. 1988년 2월 25일 노 전 대통령 취임식 직후 광주를 찾아 이 열사 묘소를 참배한 이후 두 번째 방문이다.

노 원장은 참배를 마친 뒤 “어머니께서 ‘생을 마감하기 전에 다시 한번 참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셨다. 가족들이 건강상 이유로 만류하다가 올해가 마지막 5월이 될 수도 있어서 무리인 줄 알면서도 모시고 왔다”고 말했다.

노 원장은 또 “평소 부모님께서 5·18을 어떻게 생각하셨는지는 한 번의 행동으로 보여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오월 영령의 희생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리고 죄송하다”고 했다.

19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가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 문화센터 원장과 광주 북구 민족민주열사묘역(5·18구묘역)을 찾아 이한열 열사를 참배하고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