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나이도 잊고 휴일도 잊은 ‘홀드왕’ 김진성
-
2회 연결
본문

김진성. [뉴스1]
프로야구 단독선두 LG 트윈스 불펜 필승조에는 나이를 잊은 멤버가 있다. 1985년생 김진성(40)이다. 2004년 함께 프로에 데뷔한 박석민·김재호·장원준·정우람 등 동기 대부분이 피치를 떠났지만, 그는 여전한 구위로 LG의 상승세에 힘을 보탠다.
김진성은 성적으로 자신의 건재함을 증명한다. 올 시즌 13홀드(19일 기준)로 이 부문 1위다. KIA 타이거즈 조상우(31)가 12홀드, 롯데 자이언츠 정철원(26)이 11홀드로 김진성을 뒤쫓는다. 같은 팀 박명근(21)이 9홀드로 4위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그와 경쟁자의 나이 차다. 나이 차가 가장 적은 조상우조차 그와 9살 차다. 정철원과 박명근의 경우 나이로는 조카뻘이다.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자신의 진가를 김진성은 지난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여실히 보여줬다. LG가 5-1로 앞선 8회초, 성동현이 2사 후 KT 안현민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은 데 이어 장성우에게 볼넷을 내줬다. LG 염경엽 감독은 김진성을 마운드로 올렸다. 멜 로하스 주니어를 1루수 땅볼로 잡은 그는 9회까지 삼자범퇴로 처리해 승리를 지켰다. 개인 통산 40번째 세이브이자 시즌 첫 세이브였다.

지난 18일 아들 리호(왼쪽), 민찬 군과 함께 경기장에 나온 김진성. 이날 두 아들은 시구자로 나섰다. 그는 마흔살의 나이에도 굳건히 LG 트윈스 불펜을 책임지고 있다. 올 시즌 13홀드로 이 부문 1위. 야구가 없는 월요일에도 훈련을 거르지 않는 “노력”이 롱런의 비결이다. 고봉준 기자
김진성은 마운드에서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지 않는다. 시속 140㎞대 초반 직구와 120㎞대 포크볼뿐이다. 압도적으로 빠르지 않아도 제구가 좋고 포크볼의 낙차가 커 쉽게 건드리지 못한다. 마흔 살 투수가 위력적인 구위를 유지하는 비결. 답은 간단했다. “노력.” 그는 “(공) 스피드를 유지하려고 애쓴다. ‘직구 시속이 140㎞ 아래로 떨어지면 은퇴한다’는 마음으로 노력한다”고 답했다. 이어 “노력에 다른 게 없다. 천부적 재능이 없는 만큼 남보다 더 많이 훈련하고 운동한다. 100번, 200번 훈련하면 얻는 게 있다. 또 슬럼프가 왔을 때도 빨리 극복하는 밑거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진성은 프로야구 휴일인 월요일에도 훈련을 거르지 않는다. 오래 던지려면 그만큼 (긴 시간) 보강 운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노하우를 후배에게 알려줄 만큼 이제는 자신 있다. 그는 “올해 데뷔한 김영우는 KBO리그에서도 손에 꼽는 빠른 공을 던진다. 몸이 강속구를 견디려면 보강 운동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영우에게 ‘정말 하기 싫어도 가볍게라도 월요일에 운동하라’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가족의 응원도 김진성에겐 빼놓을 수 없는 큰 힘이다. 이날 두 아들 민찬·리호군이 시구를 맡았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LG 구단이 준비한 특별이벤트였다. 김진성은 “평소 아이들에게 따로 야구 연습을 시키지는 않는다. 오늘도 ‘너희가 던지고 싶은 대로 던지라’고 했다”며 “오히려 내가 많이 긴장했다. 가족 앞에서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며 웃었다.
LG는 올 시즌 불펜 걱정이 크다. 지난해 26세이브의 유영찬이 팔꿈치 수술로 전력에서 빠졌고, 장현식과 김광률도 어깨와 광배근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진성이 궂은일을 도맡은 덕분에 마운드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 그는 “나 말고도 다른 좋은 투수가 많다. 부상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짐을 나눠서 진다는 생각으로 버텨보겠다”고 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