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100m 9초대 목표"…한국 남자 단거리 보배, 나마디 조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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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육상 단거리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나마디 조엘진(왼쪽 두번째)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 대한육상연맹

육상 남자 400m 계주팀은 지난 10일부터 열린 중국 광저우 세계육상릴레이선수권에서 연일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첫날 38초56, 둘째 날 38초51. 지난해, 10년 만에 달성한 신기록(38초68)을 0.17초 더 당겼다. 원동력은 젊은 피다. 올해 세대교체 된 육상 단거리 대표팀의 평균 나이는 22세. 전 멤버보다 5년 젊어졌다.

그 중심에 나이지리아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의 피를 받은 ‘한국 태생’ 나마디 조엘진(19·예천군청)이 있다. 나마디가 성, 이름은 세례명 조엘에 어머니가 지은 ‘진(珍, 보배)’ 자를 붙였다.

조엘진은 지난달 열린 100m 대표 선발전에서 기존 국가대표 선수들을 모두 제쳤다. 고교 졸업 후 처음 출전한 성인 대회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10초41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해 자신이 세운 고등부 최고(10초30)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 가장 빠른 기록이다. 이날, 그는 달리기를 시작할 때부터 목표로 삼은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한국 국가대표는 그에게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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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알 경북 구미에서 열리는 아시아육상선수권을 앞두고 훈련 중인 나마디 조엘진. 김영주 기자

“그날 저녁에 엄마한테 전화해 ‘엄마 나 해냈어’라고 말하는데, 갑자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뒷바라지해준 엄마한테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어머니 곽해경(47) 씨는 전화 통화에서 “한국에서 나고 자란 한국인인데, 외모 때문에 맘고생을 했다. ‘아버지가 어느 나라 사람이냐’는 말에도 아이는 상처를 받는다. 그때마다 ‘네가 국가대표가 돼 성적을 내면 사람들이 너를 인정하고 편견도 없어질 거다’라고 다독였다”고 했다. 그의 부모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조엘진은 한국 육상의 꿈인 ‘100m 9초대’ 진입에 가장 근접한 선수로 손꼽힌다. 고교 시절 그보다 더 빨리 달린 선수는 없다. 신장 186㎝에 몸무게 81~82㎏의 신체 조건도 뛰어나다. 또 근육이 다르다고 한다. 하경수 단거리 국가대표팀 감독은 “부모에게 물려받은 근육의 질이 다른 선수들과 다르다. 차고 나가는 힘이 좋고, 그래서 후반에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는 것”이라며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초반 느린 스타트는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이다. 지금도 성장 중이다. 작년보다 키가 1㎝가 더 컸다”고 했다. 조엘진도 “지금은 특별히 (느린) 스타트에 신경 쓰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아버지는 초·중·고 시절 육상과 축구를 했고, 어머니는 초등학교 때 육상을 했다. 큰 키와 긴 하체도 어머니(174㎝)를 닮았다. 한국 100m 기록은 2017년 김국영(34)이 세운 10초07이다.

조엘진은 치킨·콜라와 수박을 좋아하고, 친구들과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평범한 한국 소년이다. 아직 술·담배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모범생이기도 하다. 어릴 적엔 아역 탤런트로 TV 드라마에 출연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 나이 또래와 다르게 수줍음이 많았다. 훈련이 끝난 후엔 혼자 조용히 지낸다고 했다.

그러나 경기에 들어가면 과감하다. 전 세계 단거리 톱 랭커 선수들이 총 출전한 광저우대회에서도 자신 있게 달렸다. 하 감독은 “그 부분을 조금 걱정했는데, 의외로 쫄지 않고 뛰더라. 이제 막 20대 초반 선수들이라 그런 것 같다. 그런 점에서 한국 단거리의 장래가 밝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엘진은 “긴장을 안 한 건 아니지만,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많이 배웠다”고 했다.

조엘진의 두 번째 목표는 100m 한국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는 “단거리 선수의 피크가 25~6세라고 하니까 앞으로 6~7년 남았다고 본다. 그 안에 신기록도 세우고, 한국 사람으로서 처음으로 9초대 선수가 되고 싶다. 앞으로 더 잘 뛰어서, 엄마한테 더 잘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오는 27일 경북 구미에서 열리는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 100m와 400m 계주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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