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심판론 무게 실은 이재명..."압도적 승리 말고, 압도적 응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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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0일 경기 의정부시 행복로 태조 이성계상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을 마친 뒤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답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6월 3일은 ‘압도적인 승리의 날’이라고 하면 안 됩니다. ‘압도적인 응징의 날’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다시 심판론을 꺼냈다. 이 후보는 20일 오전 경기 의정부 유세에서 “우리는 ‘득표율 몇 프로’ 이런 소리 하지 않는다. 단 한표라도 이겨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지면 대한민국이, 정의가, 헌법이 지는 것”이라며 “결코 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세의 마무리 발언도 “압도적으로 응징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이재명”이었다.
그간 이 후보는 심판론 대신 통합론에 무게를 실었다. 전날(19일) 서울 용산역 유세에서는 “인생은 짧고 (대통령 집권 시 임기) 5년은 더 짧다. ‘너 그때 이랬지’ 그럴 시간이 어딨느냐”며 “우리는 그러지 말자”고 했다. 15일 전남 광양 유세에서도 “정치 보복 걱정 말라고 꼭 전해달라. 그거 즐겁지도 않다. 나 미워했던 사람을 어떻게 하는 것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문화공원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 후보는 국민의힘을 향한 공세 수위도 높였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후보 배우자 간 토론을 제안한 데 대해 “즉흥적이고 무책임하고 대책 없다. 그게 말이 되는 얘기냐”고 일축했다. “그분(김 비대위원장)이 120원짜리 8000원에 비싸게 팔고 있다고 조작한 그분 맞지 않냐”라며 “그건 처벌받아야 한다”라고도 했다.
고양 유세에서는 ‘커피 원가 120원’ 논란에 대한 반박에 더 나섰다. 이 후보는 “‘네가 이렇게 말했지?’라고 조작⸳왜곡하는 건 싸우자는 거다. 지금 국민의힘이 딱 그러고 있다”며 “그리고 이걸 정확하게 보도해야 할 언론 일부가 거기 동조하면서 장난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재명이 자영업자들을 음해했다’ 이러는 게 공당 대표가 할 일이냐”며 “이거 낙선시키려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한 명백한 범죄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날 이 후보는 경기 북부를 겨냥해 ▶파주 미군 반환 공여지 개발 ▶평화경제특구 개발 등도 약속했다. 미군공여지 개발과 관련, “정부가 미군공여지를 개발하는데 현 시가를 주고 자치단체든 민간이 사라고 하니 누가 사냐. 대통령이 돼서 여당이 되면 법을 바꿔 장기 임대라도 할 수 있게 하면 되지 않냐”고 했다.
다만 경기북도 분도(分道) 공약은 ‘기만’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경기 북부가 안 그래도 재정 자립도가 낮은데, 불리하면 재정적으로 매우 어려워진다”며 “독자적 경제 생산 기반을 갖추고 나면 그때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공약 중 하나다.
이 후보는 자신이 경기지사 시절 추진했던 ‘일산대교 무료화’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고양 유세에서 “정말 억울하지 않냐. 강 하나 건너는 데 돈을 내야 하고, 그것도 한강 다리 중 유일하게 유료다”라며 “대통령이 되면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무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경기지사 시절인 2021년 10월 국민연금공단이 소유한 일산대교 주식회사에 대한 사업 시행자 지정을 취소하는 방식으로 일산대교 통행료(승용차 기준 1200원)를 무료화했으나, 법원이 일산대교 측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한 달 만에 통행료 징수가 재개됐다.

(의정부=뉴스1) 안은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수도권 표심잡기에 나선 20일 경기 의정부시 로데오거리를 찾아 유세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한편, 박찬대 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캠프 구성원에게 “연설과 인터뷰, 방송에서 예상 득표율 언급과 선거 결과 관련 ‘낙승’, ‘압승’ 등 발언을 금지한다”는 공지를 냈다. 박 위원장은 “섣부른 낙관은 투표율 하락으로, 오만함은 역결집으로 이어질 뿐”이라며 위반 시 징계 등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전날 SBS 라디오에서 “(이재명) 60%, (김문수) 30%, (이준석) 10%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하는 등 낙관론이 퍼지는 가운데, 긴장을 놓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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