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난해 장기나눔 부부 618명…미스코리아 김혜진 부모님의 애틋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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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콩팥병 환자 이보영(왼쪽)씨 부부와 딸 김혜진씨. 이씨는 지난해 1월 남편의 신장을 이식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큰딸 김혜진(가운데)씨는 2020년 미스코리아 진이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에서 21일로 정했다고 한다. 부부 생활 십계명의 10번은 '서로의 잘못을 감싸주고 사랑으로 부족함을 채워주도록 노력하세요'이다.
부족함을 채우는 방법 중 아무나 하기 힘든 게 있다. 장기 기증이다. 장기 이식 외 다른 치료법이 없을 때 배우자에게 자신의 장기를 준다.
신장·간 떼준 부부 6년 간 4084명
50대 이보영씨는 지난해 1월 서울성모병원에서 남편의 신장을 이식받았다. 병원 측은 21일 부부의 애틋한 사연을 소개했다. 이씨의 딸이 2020년 미스코리아 진 김혜진씨라는 사실도 이날 공개했다.
이씨는 20년 전 만성콩팥병 진단을 받았다. 병세가 점점 나빠져 말기로 악화했고, 2019년 혈액투석을 시작했다. 그러다 2021년 남편이 신장을 공여하기로 결정했다. 검진을 받다가 이씨에게 위암이 발견돼 그해 8월 수술을 받았다.
이씨는 절망에 빠졌다. 주치의인 정병하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가 "위암을 조기에 발견해서 다행이니 잘 치료 받고 기다려보자"고 용기를 북돋웠다. 그새 혈액투석을 계속 받았다.
혈장분리교환술(혈액 속 병적 물질을 제거해 재주입) 등의 준비를 거쳐 지난해 1월 남편과 수술대에 누웠고, 신장을 이식받았다. 이씨는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등의 후속 치료를 받으며 근력 운동과 걷기로 체력을 키웠다. 최근에는 집 근처 등산로에 갔다 왔다고 한다.
이씨는 20일 서울성모병원 외래 진료를 받았고, 치료 경과가 좋고 건강 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씨는 신장을 선뜻 떼어준 남편에게 무한 애정을 보낸다.

남편에게 신장을 기증받은 이보영씨가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정병하 교수의 진료를 받고 있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부부라고 해도 신장 기증이 당연하지 않은데, (남편이) 자기가 줄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하더라. 덕분에 지금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됐다. 28년 결혼생활을 하는 동안 '고맙다' '사랑한다'는 말을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그 말을) 전하고 싶다."
이씨는 아이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혜진씨가 초등학교 입학할 무렵 본인의 건강이 안 좋아졌다. 두 딸은 엄마 도움 없이 자기 일을 했다고 한다. 이씨는 "아이들이 크는 동안 (내가) 아팠던 시간이 많아 여행은 꿈도 못 꿨는데, 올해 처음으로 어디든 가족 여행을 가보려 한다"고 말했다.
21일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 부부 간에 장기를 공여한 사람이 618명으로 집계됐다. 신장·간 기증이다. 2019~2024년 6년 간 4084명이다. 매년 600~700명이 배우자에게 자신의 장기를 떼준다. 70~80%가 신장 공여이고, 나머지는 간이다. 그 어떤 부부애가 이만한 게 있을까.
부부 국민연금 77만쌍,기초연금 127만쌍
부부가 은퇴 후에 연금을 나란히 받으면 그만큼 좋은 일이 없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77만 4964쌍이 부부 연금 수급자이다. 2019년 35만여 쌍에서 계속 늘어 두 배가 됐다.
부부 연금 평균액은 108만 1700원으로 그리 높지는 않다. 대개 아내의 연금 액수가 남편에 비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활동 하는 남편이 오래 가입했기 때문이다.
올해 3월 기준 부부 연금 월 최고액은 543만원이다. 남편이 260만원, 아내가 283만원이다. 30년 가까이 오래 가입했고, 보험료를 높게 냈다. 연금 수령을 5년 늦추면서 연금액이 36% 늘었다.
기초연금을 나란히 받는 부부도 적지 않다. 1월 말 기준으로 127만 7500쌍(255만5000명)이 동시에 받는다. 부부가 받으면 20% 깎이기 때문에 최대 55만여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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