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은 0.8% 세계는 2.7%…성장률 격차 외환위기 후 최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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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0%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과의 격차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로 벌어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내수 부진이 겹치면서 한국 경제가 다른 나라보다 뒤처지고 있다.

다른 나라보다 한국이 더 어렵다 

21일 세계은행(World Bank)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7%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내놓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0.8%)보다 1.9%포인트 높다. 1998년(7.7%포인트) 이후 최대 격차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8개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이 지난달 내놓은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도 0.8%로, KDI 전망과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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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그동안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보다 더 많이 성장하거나 이에 미치지 못 하더라도 0%포인트대 차이를 보였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세계 성장률을 본격적으로 밑돈 건 2021년부터다. 2021년(1.8%포인트), 2022년(0.5%포인트), 2023년(1.4%포인트), 2024년(0.7%포인트)을 넘어 올해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로 벌어질 전망이다. 2021년 성장률 격차(1.8%포인트)와 비슷한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이땐 2020년 코로나19 때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덜 떨어졌던 기저효과가 컸다.

수출 위협, 내수는 구조적 부진

미국의 관세 부과와 이에 따른 무역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특히 휘청이게 됐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GDP 대비 수출액 비중은 36.6%로, 대표 수출국인 독일(35.7%)이나 일본(17.4%)보다 수출의존도가 높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수출 중에서도 대미‧대중 수출이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어느 나라보다 무역 전쟁의 여파를 많이 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내수 부진까지 장기화하고 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2022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11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 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엔 증가율이 0%로 마이너스는 벗어났지만, 기저효과 영향일 뿐 추세적 반등으로 보긴 어렵다는 풀이가 나온다. 내수 부진이 구조적 요인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회복까지 기약도 없다. 고령화에 따라 핵심 소비 계층은 줄어든 데다 미국의 투자 유치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국내 투자는 제자리걸음이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가계부채‧인구구조‧해외소비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내수 부진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과거처럼 금리 인하 정도로 해소될 문제가 아니다”면서 “경제 회복의 숙제를 안게 된 차기 정부가 투자 활성화와 같은 장기적인 내수 성장을 위한 방향에 재정을 활용하는 방향을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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