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희생자 돌봐주길"…레오 14세 교황 알현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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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故 이상은씨의 유가족이 교황 레오 14세를 알현하고 있다. 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21일(현지시각) 레오 14세 교황을 알현했다. 지난 18일 즉위한 새 교황이 일반 알현에서 한국인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태원 참사 당시 사망한 고(故) 이상은씨의 부친 성환씨와 모친 강선이씨 등 유가족은 이날 오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일반 알현을 통해 교황 레오 14세를 만났다. 이날 교황은 전 세계에서 모인 신자들과 교류하며, 사전 신청한 알현자들과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 순서는 13번째였다.

교황은 유가족에게 “한국에서 왔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씨의 모친은 “10·29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은 상은이를 포함한 159명의 영혼을 돌봐주고 부모들이 그날의 진실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레오 14세 교황에게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상징하는 보라색 리본과 별 배지를 전달했다.

교황은 이씨 모친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경청했다. 또 유가족이 가져온 희생자들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에 축복해 줬다고 한다.

이상은씨는 가톨릭 교리 수업 과정을 이수하던 중 이태원 참사를 겪었다. 유가족들이 이 사실을 교황청에 알리고 교황과의 알현을 신청했다. 교황청은 지난 2월과 5월, 일반 알현을 통해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의 교황의 만남이 가능하다는 회신을 전자 서신으로 전달했다. 일반 알현은 교황이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매주 수요일 오전 신자들과 만나 교류하는 공식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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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희생자들을 기리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

지난달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만남이 불투명해졌으나 레오 14세 교황이 즉위하면서 다시 성사됐다. 이씨의 부친은 “교황님의 축복 속에 159명의 아이들이 영원한 안식 속에 평화를 누리기를 소망한 감격스러운 자리였다”고 말했다.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도 유가족의 바티칸 방문과 교황 알현 소식을 듣고 축복의 인사를 전해왔다고 한다.

한편 교황은 이날 일반 알현에서 “하느님의 씨앗은 어떻게든 열매를 맺는다”는 메시지를 각국에서 온 신자들에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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