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盧 실족사? 손바닥 멀쩡했다…'영상 부검'이 남긴 1가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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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참배하고 있다. 왼쪽 뒤에 보이는 바위가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한 부엉이바위다. 고대훈 기자
3화 : 노무현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들
」“트라우마가 심해서 그 일에 대해선 일절 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을 봤던 이병춘 전 경호관(당시 45세, 현재 61세). 지난 3월 14일 연락이 닿은 그는 당시 일을 묻자 잠시 머뭇거리다 이렇게 답했다.
그는 2009년 5월 23일 오전 5시47분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사저를 나섰다. 노 전 대통령의 심부름으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왔으나 노 전 대통령을 찾지 못했다. 오전 6시51분, 사저 인근 봉화산 중턱의 부엉이바위에서 45m 아래로 떨어져 있던 노 전 대통령을 발견했다.
당시 맥박이 뛰지 않아 우측 어깨에 노 전 대통령을 메고 녹음이 우거진 비탈산을 뛰어 66m가량 내려온 뒤 인공호흡을 시도하다가 병원으로 옮겼다. 경찰 조사에서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을 바꿔 의혹이 일었으나 “책임 추궁이 두려워 그랬다”고 해명했다.
그해 6월 2일 당시 상황을 재연하는 현장조사를 받을 땐 너덧 차례 울음을 터뜨리고 “죽겠습니다. 미치겠습니다”라며 괴로운 심정을 호소했다. 이 경호관은 사흘 뒤 사표를 제출했다.

2009년 6월 2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현장검증이 실시됐다. 중앙포토
16년이 지났다. 그에겐 여전히 아픈 기억이다. 그는 이름을 ‘이OO’로 개명하고 사기예방연구소 소장으로 일한다.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수행했던 것이 맞나.
- 그렇다.
- 노 전 대통령은 타살당한 거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여전히 있다.
- 그런 음모론을 이야기하면 한도 끝도 없이 길어진다. 그 사람들의 생각을 어떻게 바꾸겠나.
- 그래도 아직 의혹이 남아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 하나하나 이야기할 만한 그런 준비가 안 됐다.
- 개명은 왜 했나.
- 주변에서 권유했다. 개명한 지 1년도 안 됐다. 예전 이름자에, 미신이긴 하지만 뭐가 안 좋다고 하더라, 그래서 했다.
- 현재 사기예방연구소 소장으로 일하는 이유는.
- 공직 생활을 하면서 사기를 몇 건 당했다. 정리를 쭉 해서 보니까 간단한 건데도 사람이 당하더라. 예방 차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나중에라도 알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언제든 연락 달라’는 기자의 말에 그는 “혹시라도 그런 상황이 전개되면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에게 트라우마로 남은 16년 전의 그날은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날이다. 전직 대통령이 45m 높이 바위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에 국민은 경악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
당시 사망의 종류(manner of death)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추락 현장에 혈흔이 별로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추락사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 사망한 뒤 시신이 옮겨진 것 아니냐’는 시해설이 제기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게 아닌 ‘실족사’라는 말도 퍼졌다.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에도 실족사로 보고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후 경찰이 노 전 대통령의 유서 내용을 발표한 후엔 실족사설이 잠잠해지고 자살에 무게가 실렸다. 이번에는 ‘유서 조작설’이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이 목숨을 끊은 이유가 자신이 폐암 말기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라는 ‘폐암설’도 떠돌았다. 이에 정부 당국과 유족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계속)
10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타살설이나 실족사설을 주장하는 이들이 일부 있습니다. 이런 의문을 법의학으로 풀 수 있을까요.
당시 노 전 대통령을 직접 검안하고 부엉이 바위와 사저에 갔던 법의학자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현장에 왜 혈흔이 별로 없을 수 있었는지 등을 설명합니다. ‘심리 부검’ 전문가는 노 전 대통령 유서에 대해 분석합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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