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제로백, 주행거리, 최고 시속…모델Y 다 제친 샤오미 첫 전기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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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가 22일 베이징에서 신차 YU7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샤오미가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YU7’를 공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의 전기SUV 모델Y를 경쟁의 타깃으로 지목했다. 지난 3월 자율주행기능 오류로 샤오미 전기 세단 SU7 탑승자가 사망한 사고가 났지만, 샤오미는 전기차 사업 확대에 더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레이쥔 CEO는 지난 22일 베이징에서 신차 발표회를 열고 YU7을 공개했다. YU7(최상위 트림 기준)은 최고 출력 508kW(듀얼모터 AWD), 최고 시속 253㎞, 제로백 3.23초의 성능을 낸다. 샤오미에 따르면 15분 충전으로 620㎞를 운행할 수 있으며, 최대 주행거리는 760㎞다. 차체는 양쪽에서 잡아당겼을 때 버티는 힘인 인장 강력 2200MPa 수준의 초고장력강(Advanced High Strength Steel)이 사용됐다. 샤오미는 이 강재를 직접 개발했다고 밝혔다. YU7에는 자율주행기능, 전자 제어를 수행하는 차량용 AI 컴퓨팅 시스템으로 엔비디아 드라이브AGX 토르가 탑재됐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역할을 하는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대시보드 위에 설치돼 편의성도 향상됐다. 미니멀리즘을 강조하는 테슬라 차량에는 없는 기능이다. 테슬라 모델Y(구형 퍼포먼스 트림 기준)는 최고 출력(393kW), 제로백(3.7초), 최고 시속(250km), 최대 주행거리(615㎞)에서 모두 YU7에 밀린다. 레이쥔 CEO는 “모델Y 가격은 26만3500위안(약 5040만원)부터 시작하는데, YU7은 고사양이기 때문에 6만~7만 위안(약 1150만~1340만원) 비싸게 책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YU7은 7월 중국에서 출시된다.

샤오미 YU7 내부 모습. 대형 스크린 디스플레이 외에도 대시보드 위에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다. 사진 샤오미
자율주행 사망사고에도 끄떡없는 샤오미
샤오미는 지난해 3월 첫 전기차 SU7을 출시하며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SU7은 포르쉐 타이칸, 테슬라의 고성능 세단 모델S를 벤치마킹했지만 기본 트림 기준 4000만원대 가격으로 중국에서 출시 직후부터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2024년 13만9487대가 팔려, 경쟁 차종인 테슬라 모델3(17만6793대)에 근접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해 SU7 판매 기간이 9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월 평균 판매량은 SU7(1만5499대)가 모델3(1만4733대)보다 많다.
하지만 올해 3월 중국 안후이성 한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 중이던 SU7이 가드레일을 시속 97㎞로 들이받은 뒤 폭발해 탑승자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샤오미는 타격을 입었다. 사고 직후 문이 열리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사고로 지난 4월 SU7 주문량은 전월대비 55% 감소한 3만6000대를 기록했다.

지난 3월 29일 중국 안후이성 한 고속도로에서 샤오미 SU7 차량이 자율주행 중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불타고 있다.(오른쪽 사진) 해당 차량이 전소된 모습(왼쪽 사진). 사진 오토에볼루션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SU7의 경주용차 모델인 ‘울트라’에 적용된 약 800만원짜리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전면 보닛 옵션을 놓고는 과장광고 논란이 일어났다. 샤오미는 광고에서 “후드가 공기역학 성능을 향상시키고 냉각 기능을 제공한다”고 했지만, 소비자는 “구멍이 2개 뚫린 플라스틱 보닛일 뿐”이라고 반발하면서다.
이같은 논란에 YU7 출시 지연 우려가 있었지만, 샤오미는 창립 15주년인 이날 예정대로 YU7을 발표하며 전기차 시장에서 정면 승부에 나섰다는 평가다. 레이쥔 CEO는 신차 발표회에서 “오늘날의 샤오미에는 결점도 있고 완벽하지도 않다”면서도 “하지만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앞으로 5년 안에 더 위대한 성과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소형 가전과 스마트폰 시장서 성장한 샤오미는 최근 전기차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전기차 공장 증설 등을 위해 지난 3월 홍콩증시에서 8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했다. 샤오미 전기차 사업은 지난해 62억 위안(약 1조2000억원)의 손실을 냈는데, 전기차 판매 원년이자 수조원대 초기 투자 비용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샤오미 YU7. 사진 샤오미

테슬라가 최근 출시한 신형 모델Y. 사진 테슬라
샤오미의 목표는 명확하다.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테슬라의 자리를 빼앗겠다는 것이다. ‘SU7 대 모델3’ ‘YU7 대 모델Y’로 경쟁 차종을 타깃으로 콕 찍는 등 시장 전략도 분명하다. 중국 비야디(BYD)가 다양한 라인업으로 중저가 시장을 노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샤오미는 현재 중국에서만 판매하고 있는데 2027년에는 수출도 시작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내수 수익으로 향후 2년간 품질·안전 문제를 완전히 해소한 뒤 해외로 나가겠다는 것”이라며 “반면에 테슬라는 모델·시스템 업그레이드가 더딘 편이라 2027년에는 샤오미가 테슬라의 강력한 경쟁자가 돼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테슬라는 4월 유럽에서 7165대를 판매해 7231대를 판매한 BYD에 처음으로 추월당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반감으로 유럽 내 테슬라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49% 감소한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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