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아이유, 8년만에 세대공감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셋’…박혜경 “맑고 명료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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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는 '꽃갈피 셋'에 대해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그리운 추억의 흔적″이라고 소개했다. 사진 이담엔터테인먼트

가수 아이유가 8년 만에 선보인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셋’으로 국내 주요 음원 차트를 휩쓸었다. 27일 오후 6시 발매 직후 멜론, 지니, 벅스 차트에서 수록된 6곡 전곡이 차트인했으며, ‘네버 엔딩 스토리’는 지니·벅스 실시간 차트 1위를 기록했다. 28일 오전 기준 멜론 톱100에선 10cm ‘너에게 닿기를’에 이어 2위에 랭크했다.

아이유, 27일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셋’ 발매 #아이유표 ‘빨간 운동화’에 감탄한 박혜경#편곡자 라인업에서 느껴지는 젊은 에너지

아이유의 리메이크 앨범 프로젝트는 이번이 세 번째다. 2014년 첫 ‘꽃갈피’로 산울림 ‘너의 의미’·조덕배 ‘나의 옛날이야기’ 등을 재해석했고, 2017년 ‘꽃갈피 둘’로는 양희은 ‘가을아침’·김건모 ‘잠 못드는 밤 비는 내리고’를 다시 불러 차트를 줄세웠다. 이번에도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와 노래들이 아이유를 통해 재발견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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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셋' 자켓. 사진 이담엔터테인먼트

‘꽃갈피 셋’의 타이틀곡인 ‘네버 엔딩 스토리’는 2002년 부활의 명곡을 재해석한 것으로, 아이유 특유의 서정적 감성과 ‘러브 윈스 올’을 만든 서동환 작곡가의 몽환적인 편곡이 어우러졌다. 아이유는 곡 설명에서 “우리 기억에 너무 습관처럼 익숙해진 나머지 이제는 그 멜로디와 가사를 구태여 곱씹지 않게 되는 명곡 중 하나다. 따로 음미해도 각각 소름 돋게 좋은 이 멜로디와 이 가삿말이 한 곡에 담겨있다. 새삼스럽지만 들을 때마다 황홀했고 부를 때마다 기침했다”고 적었다.

뮤직비디오는 허진호 감독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오마주해 화제를 모았다. 12시간만에 100만뷰를 돌파했다. 아이유는 극중 주차단속요원인 다림(심은하)의 동료라는 설정이다. 다림이 초원사진관에서 정원(한석규)를 만났던 것처럼, 아이유는 만화방 총각(허남준)과 마음을 나눈다. 초원사진관에서 찍은 아이유 증명사진이 소품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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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감독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오마주한 뮤직비디오. 사진 이담엔터테인먼트

리메이크 들은 박혜경 “소름 돋아”

앨범에는 ‘네버 엔딩 스토리’외에 ‘빨간 운동화’(박혜경), ‘10월 4일’(서태지), ‘라스트 신’(롤러코스터), ‘미인’(신중현과 엽전들), ‘네모의 꿈’(작곡가 유영석의 프로젝트 그룹 화이트)까지 총 6곡이 담겼다. 아이유 측이 선배 싱어송라이터에게 정식으로 저작권 허락 요청을 구한 노래들이다. 특히 앨범 재킷까지 오마주하겠다고도 가수들에게 전달해, 단순한 리메이크를 넘어 존중의 작업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선곡에 대해 “앞선 ‘꽃갈피’ 시리즈는 기성세대와의 소통에 집중했다면, 이번 작품은 선곡과 편곡 면에서 아이유 취향을 강하게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싱어송라이터 계보를 잇는 전략적으로도 영리한 작품”이라고 분석했다.

선배 가수들은 아이유의 작업물을 반기고 있다. 좀처럼 근황을 드러내지 않는 서태지는 발매일에 맞춰 서태지컴퍼니 SNS에 ‘10월 4일 아이유’라는 문구와 ‘꽃갈피 셋’ 앨범 자켓을 올렸다. 롤러코스터의 기트리스트 이상순은 ‘라스트 신’의 새로운 연주로 직접 참여해 협업의 의미를 더했다.

박혜경은 아이유표 ‘빨간 운동화’를 듣고 “평소 좋아하던 아이유가 개인적인 첫사랑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부른다는 이야기에 정말 기뻤다. 아이유의 맑고 명료한 목소리가 빛이 났고, 편곡에 있어서도 곡이 가진 분위기를 섬세하게 잘 표현해줬다. 마지막 부분을 들을 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명 깊었다”고 중앙일보에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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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곡 앨범(왼쪽)과 아이유가 따라한 앨범 커버. 위부터 박혜경, 화이트, 롤러코스터. 사진 이담엔터테인먼트

요즘 취향의 편곡자 라인업

‘꽃갈피 셋’은 선배 가수들의 명곡을 리메이크하면서도, 편곡자 라인업에는 현 세대 음악 팬들에게 가장 ‘핫’한 이름들을 적극 기용했다. 세대 간의 다리를 놓는 역할로 아이유가 나서 눈길을 끈다. 김 평론가는 “단순한 과거의 재현이 아닌, 동시대의 감각으로 풀어낸 리메이크”라고 덧붙였다.

‘빨간 운동화’는 밝고 경쾌한 무드와 잘 어울리는 싱어송라이터 이진아가 맡아 청량함을 더했고, ‘10월 4일’은 다양한 악기를 다루며 어반 팝 장르에서 강세를 보인 작곡가 구름이 상상력을 가미해 편곡했다. 아이유는 ‘10월 4일’에 대해 “도입부의 ‘그 소녀’를 이제는 타인과도 같은 먼 과거의 나라고 해석하고,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건네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불렀다”고 곡 소개서를 통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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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가 오마주한 원곡자의 앨범 자켓. 위부터 신중현, 서태지. 사진 이담엔터테인먼트

힙합과 알앤비를 넘나드는 팀 수민&슬롬은 ‘라스트 신’ 편곡자로 이름을 올렸다. 피처링엔 허스키 보이스가 매력적인 가수 원슈타인이 가세했다. 글로벌 씬에서 주목하는 그룹 바밍타이거는 ‘미인’ 편곡을 부탁받았다. 아이유는 “그 시대의 유일무이한 아티스트 신중현 선생님과 현 시대의 가장 영향력있는 힙스터 바밍타이거가 만나 매우 재미있는 버전의 ‘미인’이 탄생했다”고 만족했다.

‘네모의 꿈’은 콘셉트에 충실해 네모 블록 게임인 ‘마인크래프트’와 협업했다. 마인크래프트 게임 유튜버인 잠뜰 TV가 만든 보라색을 좋아하는 아이유의 방이 트레일러 영상으로 공개됐다. 멜로디에는 실제 게임을 하는 듯한 ‘뿅뿅’ 효과음이 들린다. 아이유에 따르면 이 노래 편곡에 참여한 ‘밤편지’의 작곡가 제휘와 사운드 이펙트 전문가 플렉스인도어가 게임에 일가견이 있어, 편곡에서 실력 발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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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 블록 게임 '마인크래프트'와의 협업으로 완성한 '네모의 꿈' 리메이크. 사진 이담엔터테인먼트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개성있는 편곡자 라인업임에도 전반적인 사운드가 보컬 중심의 믹싱이 두드러진다. 음악적 실험을 염두하기보다는 대중성, 세대 연결 등을 우선 고려한 기획으로 보인다. 말맛과 멜로디의 반복 구조를 잘 이해하는 아이유의 표현력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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