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7월 출국인데 날벼락"…美비자 인터뷰 중단에 유학생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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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유학생 비자 인터뷰 잠정중단 조치가 발표된 가운데 28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 시민들이 미국 비자심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뉴스1
주한 미국대사관이 신규 유학생 비자 인터뷰 절차를 잠정 중단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 예비 유학생들이 혼란에 빠졌다.
28일 유학생 커뮤니티에 따르면 주한미국대사관은 이날 오전부터 학생 및 교환 방문자(F·M·J) 비자 인터뷰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고 한다. 대사관 온라인 비자인터뷰 예약 접수창에서 인터뷰 날짜를 예약하려고 하면 ‘사용할 수 있는 슬롯(정원)이 없음’이란 표시가 떠서 예약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대사관 차원에서 신규 비자 인터뷰를 중단한다는 공지는 아직까지 없었다.
앞서 미국 폴리티코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해외 주재 미국 대사관 및 영사관에 보낸 외교전문에서 신규 유학생 비자 인터뷰 절차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유학생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전 심사를 강화하려는 조치의 일환이다. 인터뷰가 중단되는 대상은 F(학생), M(직업 훈련), J(교환 방문) 비자다. 이미 예약된 비자 인터뷰는 진행된다고 한다.
회원 수가 38만여 명인 네이버 카페 ‘미준모’에는 미국 유학 준비생들의 걱정이 쏟아졌다. 한 회원은 “비자 인터뷰 중지라니 날벼락”이라며 “나중에 조치가 풀리게 되더라도 인터뷰 예약을 잡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회원도 “7월 출국을 계획했는데 인터뷰 예약을 못 해서 정말 난감하다”고 했다.
유학 준비생이 많은 용인외대부고의 정영우 교장은 “단기간에 끝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닐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가까스로 비자 인터뷰를 마친 예비 유학생도 비자가 나올 지 걱정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는 8월 미 남부의 한 주립대학으로 대학원 박사과정 유학을 떠나는 최모(26)씨는 “지난주 금요일에 비자 인터뷰를 했는데 막차였다”며 “아직 비자 발급이 최종적으로 완료된 건 아니기 때문에 지금 상황이 답답하다”고 했다.

미국 행정부가 유학생의 비자 인터뷰 잠정중단 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28일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미국 비자를 발급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유학원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조남혁 올댓유학 팀장은 “오늘 하루에만 10통 넘게 관련 전화 문의가 들어왔다”며 “학생들에게 SNS에서 불필요한 게시물을 내려달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빛나 유웨이중앙 해외사업팀장은 “비자 인터뷰가 막히자 미국 대신 영국 대학으로 유학을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학생도 있다”고 했다.
거듭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유학생 때리기’에 기존 유학생도 신경이 곤두서긴 마찬가지다. 미국 박사과정 유학생 윤모(33)씨는 “최근 연구원 월급이 지급되지 않거나 교수 임용도 막히는 등 상황이 전보다 나빠진 게 체감된다”고 전했다. 유학생 사이에선 “미국 입국 시 카카오톡이나 왓츠앱 등 SNS를 열어볼 수 있기 때문에 반(反) 유대주의 의견이 있는 단체 대화방은 나가야 한다” 등 조언이 공유되고 있다.
한편 고려대는 이날 “하버드대 등을 대상으로 한 미국 정부의 외국인 유학생 등록 제한 조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수, 박사후과정 연구원, 대학원생, 학부생 등에게 연구 및 학업을 지원하는 특별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정부는 하버드대의 유학생 모집 자격 취소를 선언하고 기존 유학생에게 다른 대학으로 이동하라고 요구했다. 고려대는 해외 석학을 등 우수 교원을 특별 초빙 방식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필요한 경우 숙소나 기숙사 등 정주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서울대, 연세대는 아직 새로운 지원 방침을 세우지는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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