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관세·엔비디아·금리인하 '트리플 호재'…코스피 9개월만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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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코스피가 9개월 만에 2700선을 회복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미국 연방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에 제동을 건 데다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전망치보다 높은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트리플 호재’가 지수를 끌어올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1.89% 오른 2720.64에, 코스닥 지수는 1.03% 오른 736.29에 거래를 마쳤다. 장 시작 직전 미국 연방법원의 상호관세 정책 무효 판결 소식이 전해지며 코스피는 오전 9시30분 일찌감치 2700선을 넘어 오름폭을 키웠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700선을 넘은 건 지난해 8월 23일(2701.69)이후 9개월 만이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903억원, 6835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9961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엔 HD한국조선해양(7.25%) 두산에너빌리티(6.03%) 기아(4.72%) 현대모비스(3.54%) 등이 상승했고, 제약주인 대웅(29.99%), 증권주인 상상인증권(29.98%) 등도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관이 461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81억원, 21억원 순매도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5월 회의에서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위험을 경고했다는 소식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나스닥종합지수 등 3대 지수가 모두 하락 마감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그동안 한국 수출 산업을 짓누르던 악재 해소 가능성에 더 크게 반응했다. 미 연방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의 근거로 삼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대해 “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권한을 넘어서므로 무효”라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판결에 불복하고 즉시 항소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품별로 부과한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는 이 판결의 영향을 받지 않아 유지된다.

엔비디아의 실적발표도 호재로 작용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2~4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한 440억6000만 달러(약 60조8300억원), 순이익은 26% 증가한 149억 달러(약 20조5700억)라고 밝혔다. 발표 직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4.87% 급등했다. 다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는 실적 기대감이 전날 반영돼 상승률은 각각 0.36%·1.92%에 그쳤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 하락에도 엔비디아 호실적과 트럼프 관세 제동에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장이 상승마감했다”며 “대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후보들의 증시 활성화 의지가 재확인된 것도 상승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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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를 인하한 점도 투자심리를 되살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다만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5%에서 0.8%로 0.7%포인트 낮췄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관세정책 리스크가 완화하고 있지만 경기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고 국내경기가 사실상 침체수준인 점 등을 감안해 금통위가 경기대응 차원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이라며 “다음 금리인하는 8월 또는 10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연말엔 금리가 연 2.25%로, 내년 상반기엔 최종적으로 연 2%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달러당 원화값은 주간 거래(오후 3시30분) 기준으로 전 거래일보다 0.6원 오른 1375.9원(환율은 하락)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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