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주차장에 쿠팡 배송트럭이 주차돼 있다. 뉴스1

쿠팡이 배송기사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내달 3일 주간 로켓배송(오전 7시∼오후 8시)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약 2만여 명의 인력이 하루 업무를 쉬게 됐다.

쿠팡의 로켓배송 서비스가 중단되는 것은 2014년 서비스 개시 이후 처음이다.

29일 쿠팡의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택배영업점에 이메일을 통해 "노동단체 및 시민단체의 요구에 따라 6월 3일 주간 배송 물량을 영업점에 위탁하지 않는다"고 알렸다.

쿠팡은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로젠택배, 우체국택배 등 주요 택배사들이 대선일 택배기사의 투표권 보장을 이유로 휴무를 결정한 데 발맞춰 자체적으로도 주간 로켓배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쿠팡 직고용 배송직인 '쿠팡친구'는 정규직 자격으로 유급 휴무를 적용받는다. 개인사업자인 택배영업점 소속 기사들은 당일 배송 물량을 위탁받지 않게 된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산하 배송거점인 '캠프'의 주간 근무 인력도 휴무에 들어간다.

업계는 쿠팡의 고용 인력과 배송 영업점 기사 등 약 2만 명 규모의 인원이 이날 배송 업무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송 상품을 보관·관리하는 쿠팡풀필먼트센터는 주간 배송 관련 작업은 중단하지만 상품 입고 등 기타 업무는 정상 운영된다.

한편 주간 배송이 중단되면서 오전 7시 이전 배송되는 새벽배송(로켓프레시, 와우배송)에 주문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해당 서비스의 완료 시간이 늦어질 수도 있다.

쿠팡은 이러한 내용을 쿠팡앱 등 고객 안내 채널을 통해 고지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대선일 휴무는 대한민국 사회가 요구한 사회적 책임의 기준을 쿠팡이 수용한 것"이라며 "택배노동자의 참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역사적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단 하루의 휴식이 아니라, 과로사 없는 구조 개편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배송이 밀린 물량으로 인해 대선 당일 야간 노동자나 다음날 근무자에게 후속 피해가 없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