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 밴스 미 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5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바이든의 암호화폐 탄압은 끝났다”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앞으로 미국의 대표적 퇴직연금인 ‘401K’ 계좌에 비트코인을 담을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28일(현지시간) 연금계좌로 비트코인 투자를 금지했던 2022년 지침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3년 전 금지 지침을 내렸을 당시 조 바이든 전 행정부는 “암호화폐를 401K 투자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것을 검토할 때 극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크고, 사기ㆍ도난ㆍ손실 위험 등이 있어 투자자 보호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암호화폐 정책을 옹호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코인 투자 빗장이 풀렸다. 로리 차베스 디리머 미국 노동부 장관은 “이번 조치는 과도한 (정부의) 개입을 철회하는 것이며, 투자 결정은 워싱턴 관료가 아닌 (고용주 등) 수탁자가 내려야 함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은퇴 자금 운용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다. 시장에선 월가의 주요 기관들이 401K 자금을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옵션(기능)을 마련해 유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401K는 매달 일정액의 퇴직금을 회사가 적립하면 근로자가 주식ㆍ채권ㆍ보험 등 다양한 상품으로 노후 자금을 준비하는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제도다. 미국 투자회사협회(ICI)에 따르면 지난해 말 401K의 총자산 규모는 약 8조9000억 달러(약 1경2254조원)에 이른다.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미국 소비자 단체 ‘베터 마켓’의 법률 책임자인 스티븐 홀은 28일 블룸버그를 통해 “트럼프의 최근 조치는 미국 국민의 경제 안정성보다 암호화폐 수익을 우선시하는 것”이라며 “코인은 투명성과 감독이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투자자문회사 ‘익스피리언셜웰스’ 창립자 필립 차오는 “암호화폐 투자에 실패할 경우 고용주가 소송을 당할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편 JD 밴스 미 부통령은 이날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5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바이든의 암호화폐 탄압은 끝났다”며 “(코인은) 시민의 자유를 보호하는 도구로 나쁜 정책, 인플레이션, 차별로부터 위험 회피(헤지)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 시간으로 29일 오후 4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0만7963달러(약 1억4800만원)로 연초보다 16%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