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메시·음바페 없이 해냈다…PSG, 창단 첫 ‘빅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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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 세리머니를 하는 PSG 선수단. 왼쪽이 주장 마르키뉴스, 오른쪽이 루이스 엔리케 감독. [신화=연합뉴스]

파리생제르맹(PSG·프랑스)과 인터밀란(이탈리아)의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PSG의 5-0 승리로 끝난 1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 우승 사령탑 루이스 엔리케(55·스페인) PSG 감독은 티셔츠를 갈아입었고, PSG 팬들은 관중석에 통천을 펼쳤다. 티셔츠와 통천에는 루이스 엔리케가 한 소녀와 함께 PSG 깃발을 꽂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루이스 엔리케가 2015년 바르셀로나(스페인) 감독 시절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직후 막내딸 사나와 함께한 장면을 재현한 그림이다.

2019년 당시 9살의 사나는 희소병(골육종)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 후 ‘사나 재단’을 세워 골육종 환아를 지원해온 루이스 엔리케는 “우승해야만 딸을 기억하는 건 아니다. 딸은 지는 순간에도 늘 항상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루이스 엔리케는 2015년 바르셀로나에 이어 이번에 PSG까지, 두 팀에서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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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의 통천 그림을 든 PSG 팬들. [AFP=연합뉴스]

2011년 PSG를 인수한 카타르 스포츠 인베스트먼트(QSI)는 막대한 오일머니를 팀에 쏟아부었다. 이른바 ‘MNM 트리오’로 불린 리오넬 메시와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 등 수퍼스타를 대거 영입했다. 이런 투자에도 1970년 창단한 PSG는 지난 54년간 ‘빅 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지 못했다. 2023년 PSG 사령탑에 부임한 루이스 엔리케는 팀 최고 스타 음바페를 향해 “네가 좋아하는 마이클 조던도 미친 사람처럼 수비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결국 음바페를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로 보내고 그 자리를 팀워크를 중시하는 젊은 선수로 대체했다.

이날 PSG의 선발 라인업 평균연령은 약 25살. 상대 인터밀란보다 5살 어렸다. PSG 오른쪽 윙어 데지레 두에(프랑스)는 킥오프 20분 만에 1골·1도움을 올렸고, 후반에 1골을 추가했다. 두에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2골 이상 넣은 최연소 선수(19세362일)가 됐다. PSG 우스만 뎀벨레(28·프랑스)는 최전방뿐 아니라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어시스트 2개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리그와 각종 대회에서 33골·13도움을 올린 뎀벨레는 한 해 최고 축구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상 수상이 유력하다. 쐐기골을 넣은 PSG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24·조지아)는 팀이 4-0으로 앞선 후반 33분에도 끝까지 수비에 가담해 공을 뺏어냈다. ‘한국 최고 재능’으로 불린 PSG 이강인(24)이 이번 시즌 후반기 들어 왜 이들과의 경쟁에서 밀렸는지 충분히 짐작할 만한 장면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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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를 만지는 이강인. [신화=연합뉴스]

이강인은 결승전 출전 명단에 포함됐지만, 벤치만 지켰다. 그래도 2008년 당시 맨유에서 뛴 박지성 이후 한국 선수로는 17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프랑스 리그1에서 6골·6도움을 올렸고, 리그1와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45경기에 출전했다. 결승전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건 아쉽지만, 우승 트로피 세리머니에서는 빅 이어를 들어 올린 주장 마르키뉴스 바로 옆에서 함께 기쁨을 나눴다. 24세인데 이번 시즌 4관왕 등 지금까지 함께한 우승만 8차례다.

시상식 직후 이강인은 열애 중인 박상효씨에게 우승 메달을 걸어줬다. 박씨는 박용성 전 두산 회장의 손녀다. 어린 시절 예능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한 이강인은 “국가대표, 훌륭한 축구선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꿈으로 꼽았는데, 세 가지 꿈을 다 이룬 셈이다.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PSG와 유로파리그 우승팀 토트넘은 오는 8월 수퍼컵에서 맞붙는다. 이강인과 손흥민(33·토트넘)의 맞대결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강인은 여름 이적 시장이 열리면 아스널(잉글랜드)이나 나폴리(이탈리아) 등으로 떠날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의 사우디아라비아 행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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